현대건설, 전력 신사업 눈길…새 먹거리 찾기 '열일'

건설·부동산 | 입력:

디지털·친환경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관련 시장 규모 커져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 구축…올 초 8074억 공사 수주 손정의 회장 “한국, AI 산업 육성 위해선 전력 인프라 확보 힘써야”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현대건설이 인공지능(AI) 등 전력 기반시설(인프라) 건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건설 시장 침체와 원가율 상승 등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신사업 진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미래 먹거리’로 부각된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 나서고 있다. AI 기반 디지털 및 친환경 인프라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대응 전략이다.

◆ 데이터센터·원전 수주 적극 나서…해외 설계 계약도 체결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금융결제원 분당센터와 KT 목동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네이버 세종센터 등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금천 케이스퀘어 가산과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도 건립했다. 지난 4월에는 8074억 원 규모의 안산 데이터센터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전경. 출처=현대건설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전경. 출처=현대건설

글로벌 사업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원전 사업 확대를 위해 업계 전문가를 영입하는 한편 미국, 불가리아와 대형 원전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소형모듈원전(SMR) 협력관계도 구축하며 시공, 원전 해체, 사용 후 핵연료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원자력 전문기업 홀텍과도 협력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홀텍이 SMR 설계를 맡고 현대건설이 시공을 담당한다. 양사는 이달 미국 정부로부터 미시간주 SMR 개발사업과 관련한 약 4억 달러(한화 약 5900억원)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AI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뉴욕에 AI데이터센터 법인을 설립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설계-시공-운용 일괄 수주’ 모델을 구축하며 북아메리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개발 중인 SMR 모델 조감도. 출처=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개발 중인 SMR 모델 조감도. 출처=현대건설

◆ 커지는 AI 산업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시장 선점 나서는 중

전력 인프라 사업은 미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차세대 신사업’이다. AI 등 핵심 산업 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우리나라 AI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데이터센터·에너지 부족 문제’를 거론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해선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곳과 전력을 공급할 시설이 필수적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관련 인프라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손 회장의 지적에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AI 시장을 선도하려면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해석했다.

현대건설 계동 본사 사옥. 출처=김종현 기자
현대건설 계동 본사 사옥. 출처=김종현 기자

손 회장은 “초인공지능(ASI)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센터 증설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확보에 힘써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이 한국 내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축 규모가) 더 커져야 하고, 이를 위한 에너지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이 발표한 한국 데이터센터 구축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이 대통령을 만나 전라남도와 경상북도 포항에 각 20메가와트(MW)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밝혔다. 본격적인 AI 전용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가 50~100MW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규모로 판단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국 홀텍과 현지 SMR 착공 계획은 아직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하고 SMR 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불확실성이 커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관련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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