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시공사와 시행사 간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애꿎은 수분양자들이 등 터진 새우 꼴이 된 모양새다. 두산건설이 시공하고 라미드그룹이 시행을 맡은 보타니끄 논현이 유치권 분쟁 등을 겪으며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분양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매매가격 역시 인근 하이엔드 오피스텔 동일평수 대비 최소 6억 원 이상 낮게 거래되고 있어 재산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과 라미드그룹은 서울 강남 논현 보타니끄 논현의 공사비 인상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200억 원 증액분을 요구하며 유치권을 행사에 나서 단지는 일부 출입문이 봉쇄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도 벌어졌다.
◆ 텅 빈 상가 ·방치된 가구…건물 지상 사람없어 '황량'
기자는 지난 3일 보타니끄 논현 분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건물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텅 빈 상가였다.한창 입주가 진행돼야 할 시기에 포장지도 뜯기지 않은 새 가구들이 건물 안에 널브러져 있었고 일부는 건물 밖에 방치돼 있었다.
한창 사람이 오고가야 할 점심시간 임에도 건물을 출입하는 사람이 없어 황량해 보였다.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가는 몇 사람들만 겨우 눈에 띄었을 뿐이었다.
일대 부동산 전문가들은 두산건설과 라미드그룹간 유치권 분쟁의 여파가 아직 건물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보타니끄 논현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사비 분쟁으로 유치권이 걸렸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건물을 소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대안이 없는 일부 입주자들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의 상황도 녹록지는 않다”고 말했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사비 분쟁이 쉽게 마무리 되진 않을 것 같다”며 “소송으로 이어져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 유치권 갈등에 보타니끄 논현 집값 하락
시공사와 시행사의 갈등은 집값 하락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유치권 분쟁은 집값 등 일대 부동산 시장에 결코 좋지 못한 소식”이라며 “보타니끄 논현 수분양자도 직간접적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D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가장 최근엔 전용면적 45.34㎡ 매물이 14억 3000만 원에 나왔는데, 매매가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인근 논현동의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전용면적 49㎡ 매물이 21억 7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 두산건설 “공사비 200억 인상해야”…라미드 “과도한 책정” 반박
두산건설은 최고 공사비만 정하고 착공 후 실제 발생한 원가를 사후 정산하는 ‘코스트앤피(Cost&Fee)’를 근거로 라미드그룹에 기존 공사비 439억 원에서 45% 늘어난 200억 원 증액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행을 맡은 라미드그룹은 두산건설이 코스트앤피를 악용했다고 주장한다. 공사 수주 후 과도한 이윤을 붙여 증액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라미드그룹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공사비 절감을 강조하며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계약했다”면서 “착공 후 두 차례에 걸쳐 공사비를 634억 원으로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정당한 계약 구조에 따른 증액이라는 입장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양측 합의로 코스트앤피 방식이 채택된 것”이라며 “공사비 절감을 위한 여러 대안을 라미드그룹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는 유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의 갈등은 법적분쟁으로 번졌다. 두산건설은 라미드그룹 회장 개인 자산에 가압류를 신청하며 압박강도를 더했고, 라미드그룹은 회장 개인 자산에 가압류를 신청한 건 감정 섞인 보복성 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일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사비 분쟁이 장기화되면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유치권 행사가 길어질수록 집값에 미치는 악영향도 커질 것”이라며 “인근의 다른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20억 원이 넘어가고 있는데 여기만 외딴섬처럼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 상황도 맞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많이 오른 건 맞지만, 이윤을 과도하게 붙인 것인지는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며 “조속히 분쟁이 마무리되고 입주가 원활히 이뤄져야 수분양자가 입는 피해도 적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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