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조 시장에 직원 22명뿐… 한국거래소 ETP 관리 ‘인력 절벽’ [ETF 디코드]

경제·금융 | 이태윤  기자 |입력

한국거래소 전체 직원 1000명 내외…ETP 담당은 22명 적은 인력에서도 ETF에 집중 현상…ETN·ELW는 사실상 ‘소외’

|스마트투데이=이태윤 기자|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에서 이를 관리하는 인력은 고작 2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16일 기준 국내 ETP(ETF·ETN·ELW) 시장 규모가 약 290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작은 인원 가운데에서도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는 ETF에만 인력이 집중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ETN과 ELW 상품과 관련된 업무는 아주 소수의 인력이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ETN 상장 한 번 하려면 몇 달”

이 같은 현실은 상장 절차에서도 드러난다. 올해들어 ETN을 상장하려면 무려 3개월(1분기)이나 기다려야 하는 정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ETF 상장 속도도 느리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는데, ETN은 이보다도 훨씬 더 느린 셈이다.

17일 국내 대형 증권사의 A 관계자는 “ETN은 ETF보다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며 “자산운용사는 한 달에 한 개꼴로 ETF를 상장할 수 있지만, 증권사는 ETN을 거의 분기마다 출시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품을 만들어도 상장이 늦어 시장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한국거래소의 보도자료를 보면, ETF 상장 소식은 한 달에 수차례 올라오지만, ETN 상장은 약 세 달에 한 번 꼴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그 이유로 ‘한국거래소의 인력 부족’을 꼽았다. 그는 “ETF는 관리 인력이 비교적 많지만, ETN 담당 인력은 매우 적다”며 ‘쩌리’ 취급을 받고 있음을 암시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B관계자는 “거래소 내 ETN 상장 관련 부서 인원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ETF도 마찬가지로 적은 인원으로 타이트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전체 인원중 ETP 담당 2%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국거래소의 전체 직원 수는 977명이다. 올해 신규 채용 인원과 퇴직자 등을 감안하면 현재 약 1000명 내외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ETP 상장을 직접 담당하는 증권상품시장부 인력은 22명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 전체 직원중 약 2%인 것이다. 증권상품시장부는 국내 ETP 시장의 상장부터 관리를 책임진다. 시장에서는 매일같이 새롭고 복잡한 구조의 상품이 쏟아지는데, 이들은 해당 상품들을 살펴보고 관리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감당하는 시장 규모는 절대적이다. 10월 16일 기준 국내 ETP 시장의 전체 종목 수는 3781개(ETF 1028개, ETN 400개, ELW 2353개)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직원 한 명당 약 172개 종목을 담당하는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관리 규모는 13조 원에 이른다.

팀별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2명으로 ETF와 ETN을 동시에 관리하기엔 빠듯한 규모다. ELW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극소수 인력이 세 분야를 쥐어짜내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해외 거래소를 살펴보면 비교가 명확하게 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각 미국 증권사의 연차보고서(10-K)를 살펴보면, 주식시장을 운영하는 나스닥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9162명,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는 총 직원수 1만 2920명(미국내 7747명, 해외 5173명, 모든사업포함),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인 CME 그룹은 3760명(미국내 2245명, 해외 1515명)이다.

ETF가 돈 되니 ETN은 뒷전

한국거래소가 ETN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ETF 시장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약 260조 원으로, 종목 수도 10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초 120조 원 수준이던 시장이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10월 16일 기준 국내 ETN 시장 규모는 약 18조 원에 불과하다. 규모 자체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서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글로벌 ETP 리서치 기관인 ETFGI의 지난 9월 미국 ETF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은 9월 한 달 동안 1525억 달러(약 216조 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올해 누적 순유입액이 9512억7000만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했다.

미국 ETF 시장의 총 운용자산은 12조7000억 달러(약 1경 8000조 원)에 달한다. 반면, ETN은 미국 ETP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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