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가스레인지·스토브 사라진다[스투/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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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인체에 유해, 올해 중 사용 금지” 기후 운동가들도 퇴출운동 힘 보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USCPSC: U.S. 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는 증가하는 공중 보건 문제를 우려해 이르면 금년 중 가스레인지 및 천연가스 스토브의 금지를 포함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천연가스 연소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인체 건강에 유해하다는 지적과 함께, 대기 오염 및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기 때문이다. 가스레인지 등이 규제되면 가정은 물론 빌딩 내외부의 공기 품질을 개선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큰 폭으로 줄임은 물론 사람들의 건강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USCPSC는 한국에서는 전자 담배 규제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USCPSC는 담배는 물론 어린이 장난감을 비롯한 소비자 제품 전반의 안전을 규제하는 기관이다. USCPSC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천연가스를 태우는 기기들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계속 나옴에 따라 현재 이에 대한 규제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레인지와 스토브는 연방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의 유해한 대기 오염 물질을 방출하고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및 기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규제 방안은 겨울이 끝날 무렵 공개돼 청문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규정은 천연가스 이용 기기에 대한 배출 기준을 새로 설정하고, 제조업체가 제품에 경고 라벨을 부착하도록 강제하며, 환기 후드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USCPSC는 가장 강한 조치로 가스레인지와 스토브 생산 또는 수입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위원회의 리처드 트럼카 주니어 위원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안전하지 않은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미국 가정의 약 40%가 가스레인지나 스토브를 사용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연소할 때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미립자 물질 등 유해한 오염 물질을 방출한다. 때로는 연방 안전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달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천연가스 연소가 사람의 천식 위험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결과가 발표돼 미국 소아 천식 발발의 거의 13%가 가스레인지 등 천연가스 사용에 기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학계와 관계에서 천연가스 연소 관련 기기의 금지 쪽으로 방향을 몰아가는 듯한 인상이다.

기후 운동가들도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 가정 요리와 난방 에너지 공급에 천연가스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천연가스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뿐만 아니라 가스 자체 성분인 메탄은 20년 동안 대기에 머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87배나 대기를 달굴 수 있다.

이는 인체 건강과 환경을 이유로 가스 기기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국가적 차원에서 탄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주택 및 도시 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관리들은 공공 주택에서 가스스토브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뉴욕, 워싱턴 4개 주 100개 도시와 카운티에서 건물 내 가스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뉴욕시는 2021년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산호세 등에 이어 2027년부터 신축 건물의 가스 연결을 금지했다. 메릴랜드 카운티에서도 지난달 역시 2027년부터 시작되는 대부분의 신축 건물에서 가스 기기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은 2030년까지 주에서 가스 연소 용광로와 온수기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방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과 업계 대표들은 가스스토브가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반대 입장을 내타냈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주택 소유자와 식당에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가스레인지와 스토브 문제가 큰 싸움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지금까지 20개 주에서 천연가스 기기 사용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제적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전제품 제조업체 협회(Association of Home Appliance Manufacturers)의 질 노티니 부회장은 “한 종류의 조리 기구를 금지한다고 해서 전반적인 실내 공기 질에 대한 우려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약간의 행동 변화, 그리고 필요할 때 후드를 켜면 그것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대부분은 최신 과학 증거와는 불일치한다. 가스스토브는 전기스토브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오염 물질, 특히 질소 산화물을 생성한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에서는 가스레인지가 메탄가스를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는 가스레인지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기후변화에 훨씬 더 많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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