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 사용금지 논란…담배 규제 '데자뷰'[스투/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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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U.S. 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가 가스레인지 사용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가스협회가 이를 반박하고, 환경단체들이 재반박하면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단체 인사이드클라이미트뉴스는 홈페이지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가스레인지의 위험에 대한 현재의 논쟁이 지난 1960년대 흡연에 대한 국가적인 담론과 유사하다”면서 이를 ‘담배에 이은 2차 문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니코틴의 해로움을 경고하는 일련의 연구들에 이어 1964년 미국 공중보건위생국장이 담배 연기와 폐암 등 질병 사이의 연관성 보고서 발표는 격렬한 논쟁 끝에 담배에 대한 규제로 이어졌다.

미국 공중보건협회 회원 엠마 하인스는 "사람들은 담배의 간접흡연 노출을 크게 줄인 연구와 규제 덕분에 큰 건강상 이익을 얻고 있다"면서 "가스레인지에 의한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더 많은 증거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미래 세대들도 유사한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가스레인지 금지를 옹호했다.

환경 운동가들과 과학자들은 최근 몇 주간의 논쟁이 가전제품에 대한 사고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여러 연구는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유해한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미국 공중보건협회는 최근 환경보호청(EPA), 주택 및 도시 개발부, 그리고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대해 가스레인지에서의 배출과 질소산화물 오염이 아이들, 노인 그리고 기저 질환자의 건강과 연관성이 있음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인스를 비롯한 협회 관계자들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가정일수록 질소산화물 농도가 높고, 환기 없이 가스레인지로 조리하면 EPA의 대기질 기준을 초과하는 질소산화물 농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의 연방법은 실외 공기질을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실내 공기질 지침은 없으며, 실내 공기 오염을 다루는 주 또는 지방 정책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록키마운틴연구소(RMI)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현재 소아 천식의 12.7%가 가스레인지 사용에 기인한다. 이는 간접 흡연 노출로 인한 소아 천식 비율과 유사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레인지는 미국 가정의 약 35%가 사용하고 있다.

미국가스협회는 "가스레인지와 공중보건을 근거 없는 논리로 연관시키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분석이 불완전하고 잘못됐다는 것이다. 미국가스협회는 최근 가스레인지에 관한 새로운 연구에 대응하기 위한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 대변인은 성명에서 "2013년 이후 천식과 가스레인지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수행된 총 7개의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7개 중 5개는 가스레인지와 천식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런 가운데 연방 의회가 가스레인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문화 전쟁이 시작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화당은 가스협회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당장은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할 생각은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레인지 사용 금지 고려는 환경 옹호자들의 공공 정책 최우선 순위로 떠올랐다.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은 미립자,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3가지다. 천식, 심혈관 질환, 암 등 오염 물질들과 관련된 건강 문제들이 있지만,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2022년 연구는 가스레인지에서 배출되는 벤젠이 연간 약 6만 대의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양과 같다고 추정했다.

예일데 기후 변화 및 건강과학센터 소장인 로버트 더브로는 가스레인지가 건강과 기후 모두에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가스레인지는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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