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슬로우 스트리트(Slow Streets) 정책은 2020년 4월 10일에 발표됐다. 코로나19의 대확산이라는 거대한 재앙은 불안한 시민들로 하여금 몇 되지 않는 공터로 모여들게 했다. 사람들은 봉쇄 와중에 신선한 공기와 운동을 찾아 나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표된 정책이 슬로우 스트리트다.
이 정책은 120km에 달하는 도시 도로를 폐쇄하여 시민들의 보행, 조깅, 자전거 타기 및 기타 야외 활동을 위한 장소로 전환하는 공격적인 계획이었다. 오클랜드의 정책과 유사한 프로그램이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등장해 도시의 모습을 바꿨다.
슬로우 스트리트 정책에 따라 오클랜드의 특정 상업지역의 주차공간은 공공장소로 탈바꿈했다. 식사하는 사람들이 열린 공간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돼 유럽적인 느낌을 준다. 시 정부는 야외 시장이나 다른 지역 행사를 위해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시민들은 이 정책을 반겼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 도로를 안전하게 만드는 변화가 너무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충격적인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 시 정부의 시민 우선 정책의 실행은 매우 신속해졌다. 도시가 가진 가장 강력한 인프라는 도로다. 도로의 이용이 줄어든 만큼 이 도로를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에 활용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
오클랜드는 정책 발표와 함께 통행 금지 표지판을 설치하고 지난해 4월 이후 두 달 동안 매주 6~8km의 인도를 건설했다. 신속성은 정책 성패의 열쇠였다. 온도 차이는 있었다. 부유층과 백인 거주자들은 다른 지역 거주자들에 비해 도로 폐쇄에 대한 요구가 더 높았다. 오클랜드 공무원들은 오클랜드 동부 지역에 집중된 소수 인종 지역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데도 주력했다. 지역사회와 협력하기 위한 조직도 만들었다.
병원, 식료품점 및 기타 사업장을 출근해야 하는 필수 인력들은 슬로우 스트리트 프로그램에 반발했다. 오랫동안 만들어진 기반 시설에 대한 변형과 이로 인한 이동성 훼손에 대한 우려였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가 진행됐다.
정책 시행 한 달 후인 5월 말, 오클랜드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필수적 장소(Essential Places)’라고 불리는 슬로우 스트리트 개념을 추가 적용했다. 시는 전체 도로를 폐쇄하는 대신 교통망과 표지판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설치, 쇼핑센터나 클리닉 등의 횡단보도를 좁게 만들어 보행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필수 인력의 통근과 주민들의 필요성에 균형을 맞춘 절충안이었다.
시가 목표했던 120km 도로 전환 목표는 100% 달성하지 못했지만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는 평가다. 불필요한 교통을 억제하고 문화적인 거리로 탈바꿈함으로써 주민들의 생활이 즐거워졌다는 성과를 거뒀다.
슬로우 스트리트는 지난해 1년 내내 진행됐다. 지난해 6월, 기업과 식당들이 그들의 상점 앞을 리모델링하고 여유 공간으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렉스 스트리트(Flex Streets)라는 시책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도시 곳곳에 작은 공터가 생겨났다. 레스토랑 앞에는 추가 테이블이 놓여지고, 기업의 인근에는 벤치가 설치됐다. 오클랜드에 이 같은 장소는 1년 사이 4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슬로우 스트리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많은 도로들이 유연하게 바뀌고 있다. 필요에 따라 폐쇄되기도 하고 개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클랜드 동부지역 상인들은 이웃에 전화를 걸어 덜 번거로운 길을 폐쇄할 것을 제안할 수 있으며 백신 접종에 필요할 경우 가장 빠른 길을 찾아 개방할 수도 있다.
오클랜드의 슬로우 스트리트 모델은 저렴한 예산으로 유연성과 혁신성을 갖춘 스마트시티 도로 정책의 전형적인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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