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산시가 유엔 해비타트(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해 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부산 앞바다에 ‘수상’시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수상 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본지는 이와 관련, 한강에 수상 주택을 짓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본지 12월 4일자 ‘[스투/렌즈] 한강 "수상" 스마트시티’ 참조)했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강에 정박해 놓은 배에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강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역시 수상 가옥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이는 빈곤한 사람들이나 어업에 의존해 사는 사람들의 삶의 한 방편일 뿐이지 스마트시티의 개념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스마트 개념의 수상 주택도 지구상에 존재한다. 지면이 해수면보다 낮다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있는 수상 가옥 공동체 스쿤칩(Schoonchip)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시리즈를 통해 보도한 바 있으며 유럽의 더메이어EU 등 여러 기관에서도 소개했다.
스쿤칩은 암스테르담의 젖줄 IJ 강에 떠있는 공동체 마을이다. 스쿤칩은 ‘깨끗한 배’를 뜻한다. 암스테르담 IJ 강변에 수상가옥 단지를 조성한 것으로, 프로젝트는 2009년에 시작됐고 주택 건축은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현재는 어린이 40여 명을 포함해 1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주택은 30호, 46세대로 구성돼 있다. 한 집을 두 가족이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스쿤칩은 주민들이 가꾸고 물새들에게 사랑받는 무성한 떠다니는 정원으로 푸르다. 떠다니는 건축 다이어그램이 특징인 커뮤니티 센터와 철 따라 케일 애호박 토마트 등으로 가득 찬 채소밭이 동동체 주민들을 단합시킨다.
암스테르담에 폭우와 우박, 강풍이 몰아닥쳤을 때도 스쿤칩 마을의 생활은 평소와 같이 진행됐다고 한다. 단전의 위험도 없었다. 청정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코트라도 지난 2018년 암스테르담 무역관을 통해 스쿤칩 마을 조성 계획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스쿤칩은 태양광 패널과 열펌프, 에너지 저장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설치해 일상 생활에 쓰는 에너지 대부분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년이 지난 지금, 스쿤칩은 훌륭한 마을 공동체를 형성했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스마트 에너지도 달성했다. 탄소 제로 청정에너지 사용을 100% 달성했다.
네덜란드 국토의 3분의 1은 해수면보다 낮고 홍수가 발생하기 쉽다. 네덜란드는 수 세기 동안 물에 떠다니는 집에 대한 실험을 계속해 왔다. 스쿤칩은 가장 최근의 친환경 수상 가옥 마을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물 위에서 살아왔던 민족이다. 해상 무역을 개척했으며 중세 유럽에서 바다의 강자 지위를 누려 왔다. 17세기 초부터 상인들이 배를 정박시켜 상업 활동을 진행했다. 1960년대에 네덜란드의 예술가들은 육지 문명에서 벗어나 문화적인 파격을 이끌어내면서 ‘하우스보트’를 시도했다. 네덜란드의 수상 가옥은 그 만큼 오랜 역사와 문화,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네덜란드 정부는 수상 가옥에 또 하나의 새로운 개념, 즉 ‘스마트’를 접목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했고, 바다의 수온을 상승시켰다.
네덜란드 정부의 물 관리 공무원들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 특히 주민들의 삶을 온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결국 네덜란드는 해수면 상승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응하기로 했다. 스쿤칩 프로젝트는 그 일환으로 생겨난 수상 공동체 마을이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위트레흐트 등지에도 스쿤칩과 유사한 수상 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보트를 개조한 집들도 있지만 대부분 지상에 지어지는 주택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면서도 홍수가 닥치든, 강이 범람하든, 물에 의한 어떠한 환경적인 변화에도 대응이 가능한 주택이다.
한국은 3면이 바다다. 그리고 내륙은 70%가 산지다. 산지 사이사이, 그리고 서쪽의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며 수량 풍부한 강이 거미줄처럼 흐른다. 탄소 제로를 가능케 하는 기술은 이제 성숙 단계에 도달했다. 환경에 대한 대응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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