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미소·정기선 쓴웃음'⋯현대차·HD현대 로봇주 갈렸다 [중복상장 후폭풍]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액트 타깃 HD현대로보틱스와 나스닥 기대감 보스턴다이내믹스 정기선 회장 '착실한 대기업' 문법과 정의선 회장 글로벌 안목이 나눠

이재명 대통령 중복 상장 지적으로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그룹 회장 로봇 사업이 한층 엇갈린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 중복 상장 지적으로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그룹 회장 로봇 사업이 한층 엇갈린 모습이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이재명 대통령 중복 상장 지적으로 HD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에 희비가 엇갈린다. 나스닥 상장이 유력한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그룹 전체 주가를 뒷받침하는 반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HD현대로보틱스는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국내와 글로벌로 갈린 각 그룹 회장 시선이 격차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액트 다음 타깃 HD현대로보틱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기대 만발

28일 기업공개(IPO) 업계에 따르면 LS그룹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좌절시킨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최근 HD현대로보틱스를 다음 타깃으로 지목했다.

액트 측은 "최근 대통령마저 중복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며
"LS에 이어지는 HD현대 상장 시도를 더 이상 좌시하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액트 창업 초기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였던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저지 사례를 들어 "당시 성공 경험을 HD현대에서 다시 한번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HD현대 명분은 상장 뒤 주가 상승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주식시장 로봇 업체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HD현대는 로보틱스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면서 "상장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 HD현대 기업가치에 긍정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도 로보틱스 상장이 HD현대 투자 매력을 잠식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고 덧붙였다.

관건은 이 명분이 이재명 대통령 전제에서 '에식스솔루션즈는 잘못됐고 HD현대로보틱스는 맞다'는 논리를 성립시킬지다.

상장 뒤 자회사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은 LS도 가능했다. 에식스솔루션즈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LS와 액트 간 이견이 없었다. IPO가 그 기대치의 과실을 기존 주주로부터 앗아간다는 게 액트 주장이었다.

곤란한 상황인 HD현대와 달리 나스닥 상장을 택한 현대차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오히려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에 따른 기대감이 그룹 전반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 역시 현대차그룹 계열사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는 상황이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시장에서 기대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IPO가 현실화하면 기업가치 재평가에 따라 현대글로비스 지분가치 역시 추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국내 제조업에 머문 정기선 회장, 정의선 회장은 글로벌로

입지가 나뉜 근본 배경에는 경영진 안목이 꼽힌다. 두 그룹 모두 비슷한 시기 로봇 산업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며 로보틱스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접근법이 완전히 달랐다.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HD현대로부터 물적 분할했다. 직후인 2021년 정기선 회장이 현대중공업지주·HD한국조선해양 사장으로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시기 정의선 회장과 현대차그룹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HD현대로보틱스 분할 이후 정기선 회장과 HD현대는 전통적인 국내 제조 대기업 문법을 착실히 따랐다. HD현대는 HD현대로보틱스를 그룹 내 조선·중공업 현장에서 키웠다. 자동차 용접 로봇, LCD 운반 등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렸다. 현재 논란이 된 국내 사업부 분할 후 상장도 오랜 관행이다.

정의선 회장 선택은 처음부터 글로벌이었다. 구글과 소프트뱅크를 거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밖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길렀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이 잇따라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았다.

정의선 회장은 LS가 북미 기반 권선회사 에식스솔루션즈를 들여온 것처럼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초반 국내 상장시킬 수 있었다. HD현대처럼 국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조업도 많았다. 그런데도 글로벌을 고수했다.

두 기업은 지배구조도 정반대였다. HD현대 100% 자회사로 출발한 HD현대로보틱스는 수차례 지분 투자를 거친 현재까지도 HD현대 단독 지분율이 약 90%로 지배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가 컨소시엄 형태로 지분을 나눠 지배보다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단순한 현대차 자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로봇 플랫폼 회사로 인식하게 하는 명분이 됐다.

시각차는 현격한 기업가치 격차로도 이어졌다. HD현대로보틱스가 2020년 KT로부터 500억원 투자금을 유치할 때 평가 가치는 5000억원이었다. 5년 뒤인 지난해 프리IPO 가치는 1조8000억원이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지분 가치는 1조원이었다. 현재 증권가 일각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가 100조원을 넘는다는 평가가 다수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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