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친화적인 ‘슬로 스트리트’로 도시 변화를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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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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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바이크족과 보행자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면서 여행 인프라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변화들이 지속가능성으로 정착될 수 있을까가 관심사다. BBC방송이 자전거 인프라의 확충을 통해 슬로 스트리트(Slow Street)를 구현함으로써 도시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세계 최악의 교통난으로 악명이 높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고타는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 순위를 매기는 ‘코펜하게나이즈 인덱스’에 따르면, 자전거 인프라는 지속 가능한 도시 이동성의 모범적인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보고타는 1970년대 '사이클로비아(Ciclovia)'라는 국제 운동을 전개했다. 이 운동은 매주 일요일 아침 150만 명의 사람들이 차 없는 128km의 거리를 가로질러 자전거를 타는 운동이었다.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 대유행이 보고타에 이르렀을 때 사이클리스트였던 클라우디아 로페스 보고타 시장은 자전거 통행 장려 계획을 제정하고 76km의 임시 자전거 차선을 만들었다. 

뉴어반 모빌리티 연합의 카를로스 파르도 선임고문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 지역의 자전거공유 회사와 제휴해 400개의 무료 전동 자전거를 의료 종사자들에게 제공했다. 그는 정부의 새로운 자전거 도로가 영구적인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고 대중을 설득하고 있다. 

보고타 모빌리티 관련 부서의 신속한 조치로 새로운 자전거 전용도로는 현재 84km로 늘어났고 사이클 네트워크는 총 634km에 이른다. 사이클로비아 운동으로 자전거와 친숙해진 시민들의 호응도 컸다. 

자전거 타기는 도시인들이 대중교통을 기피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르네상스를 누려왔다. 이러한 도시계획 실험의 결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시를 통행하거나 횡단하는 방식은 획기적으로 변화했다. 미래의 또 다른 예상되는 충격에도 더욱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타비타 콤스 교수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걷기와 자전거 타기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크라우드 소싱해 왔다. 그녀는 3월 24일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이후 자전거 통행 공간을 만들어 온 글로벌 도시가 최소한 365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 세계 도시들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던 것이다.

어떤 도시들은 팝업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다. 또 어떤 도시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이 차량과 도로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임시 방벽을 세우고 속도 제한을 줄여 '슬로 스트리트(slow street: 느린 거리)'를 구현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는 레크리에이션 용으로 전체 도로의 10%인 119km를 확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슬로 스트리트’ 운동을 시작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파리가 650㎞의 영구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속전속결로 추진했고, 로마는 150㎞를 도입했다. 

새로운 자전거 타기 인프라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야외 여행을 장려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에 자전거 소매 판매는 미국에서 75%, 영국에서는 63% 증가했다. 자전거 타기 운동 지지자들은 미국 여행의 54%와 영국 여행의 68%가 8km 미만이며, 이는 공공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자동차 교통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해 왔다.

캐나다 웨스턴 대학 운동 및 건강 심리학 연구소의 해리 프라파베시스 소장은 자전거의 활용은 세 가지 핵심 요소인 효율성, 안전성, 비용으로 요약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운전보다 6배 이상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전거 통근자들을 위해 세금 감면, 의료 보험료 인하 또는 근로자 보상 패키지를 포함해 자전거 타기를 장려할 수 있는 정책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세계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몇몇 도시들은 더디지만 세심한 계획이 필요한 자전거 통행 파일럿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있다. 운송 기획 분야에서 이는 혁명적인 전환이다. 

선례가 없거나 기존의 표준이 없다는 점, 이에 따른 실험적 두려움은 자전거 도로, 느린 거리 및 기타 다중 이동성 계획을 실현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도시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든 실제 적용이든 빠르게 경험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서 습득한 정보와 데이터는 향후 새로운 교통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 

콤스 교수는 “지금까지의 정책은 차를 수용한 다음 가능한 곳에 자전거와 보행자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었지만 이제 많은 도시들에서 자동차가 기본이 되거나 우선이 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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