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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가망 없나...단전 예고 홈플러스 매장 '썰렁'

입점 업체, “피해는 왜 우리가” 원망 홈플러스 “피해 줄이려 최선 다하는 중”

산업 |김종현 기자 | 입력 2026. 10. 30. 15:36
유리창 너머로 본 홈플러스 킨텍스점 내부. 매장이 텅텅 비었다. 출처=김종현 기자
유리창 너머로 본 홈플러스 킨텍스점 내부. 매장이 텅텅 비었다. 출처=김종현 기자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손해배상은 커녕 보증금 반환에도 미온적이니 원망스럽습니다. 저들(홈플러스)을 믿고 보증금을 내고 입점을 한 저 자신이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30일 경기 고양시 홈플러스 킨텍스점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임대 상가 점주 A씨는 화가 많이 나 보였다. 그는 본사의 일방적 퇴거 통보와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 협상서 미온적 태도를 보며 홈플러스를 믿고 장사를 했던 지난날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이는 다른 상가 점주도 마찬가지였다. 킨텍스점 지하1층서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했다는 점주 B씨는 “본사의 귀책으로 예상에 없던 비용을 들여 상가를 이주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나뿐 아니라 인근 다른 상가 임차인도 ‘피해보상은 차치하고 보증금이라도 돌려받자’는 분위기”라며 “우리가 아닌 홈플러스 본사가 잘못해서 위기를 맞았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료도 제때 못 내고 매장 운영 여부도 불투명한 매장 상황에 대한 걱정이 큰 모습이었다.

점심시간 붐벼야 할 매장이 ‘어두컴컴’

이날 홈플러스 킨텍스점 분위기는 썰렁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백화점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캐롤 음악이 밖에까지 흘러나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 완벽히 대조적이었다. 백화점 주차장 입구는 고객 차량으로 붐볐지만 홈플러스 쪽은 한산했다.

홈플러스 킨텍스점 입구 외벽에 한전의 단전 예고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홈플러스 킨텍스점 입구 외벽에 한전의 단전 예고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도 입구 초입부터 확인됐다. 가장 먼저 손님을 반기는 ‘매장입구’ 안내문은 곳곳이 찢어지고 색이 바랜 모습이었다.

입구 유리문엔 한국전력공사 고양지사장 명의의 ‘전기 공급정지 예정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다. 안내문엔 홈플러스 킨텍스점이 지난 7~9월간 총 8095만 1350원의 전기료를 미납했다는 내용과 ‘단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비상발전기 등으로 사전 대비하기 바란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파주운정점 상황도 비슷했다. 프랜차이즈 식음료점 직원 D씨는 ‘한전의 매장 단전 예고’에 대해 “지난주 홈플러스 관계자가 매장에 방문해 얘기 해주고 갔다”면서 “홈플러스 본사 차원의 구체적 전기료 납부 방안 및 단전 대비책(비상용 전기 공급 등)에 대해선 아무런 공지를 해 주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했다는 점주는 “상황이 앞으로 나아지더라도 홈플러스로 다시 돌아올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인근 다른 상가서 장사를 할 방도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시민이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내부서 이동하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한 시민이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내부서 이동하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손님들도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단 반응을 내비쳤다. 점심을 먹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직장인 C씨는 “텅텅 빈 진열대와 가림막이 쳐진 매대를 보니 안타깝다”며 “폐점 직전의 모습을 보는 듯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자녀와 매장 내 식당을 찾은 시민 D씨는 “홈플러스 상황이 안 좋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볼 것도 자녀와 즐길 것도 없어 다음엔 인근의 다른 대형매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경영 상황은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기요금을 체납하고 직원들의 밀린 월급 지급도 연기한 것으로 드러나 회생 여부가 불투명해졌단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한전은 요금 미납을 이유로 전국 홈플러스 6개 점포(포천송우점, 킨텍스점, 고양터미널점, 남양주진접점, 파주운정점, 가좌점)에 단전을 예고했다.

임대매장에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통해 입점업체 보증금을 2032~2037년간 분할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단전 안내문이 붙은 직후 입점 업체들에 보증금 지급 시점을 내년 7월로 앞당기는 내용의 별도 합의안을 제시했다.

업체들은 합의서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홈플러스가 제기한 합의서엔 보증금 반환을 위해 법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바닥난 홈플러스 재정 상황 감안 시 법원이 특정 채권자인 점주의 변제 시점을 앞당기는 수정안을 허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주들의 전망이다. 법원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합의서 효력이 없어져 잘못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사측 “보증금 조기 반환은 피해 줄이기 위한 조치”

홈플러스는 입점 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서 “지금은 단돈 10원도 법원 결정 없이 집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증금도 마찬가지다. 입점 업체들의 피해가 늘어나다 보니 보증금이라도 빨리 집행해 드려야겠다는 취지서 합의를 제안한 것”이라며 “손해배상의 경우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 업체들이 요구하는 금액과 자사가 제시한 금액에 차이가 있어 합의가 지연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이 홈플러스 킨텍스점 인근을 지나며 매장 내부를 보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시민들이 홈플러스 킨텍스점 인근을 지나며 매장 내부를 보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설상가상, 직원들의 이탈 러시 조짐도 확인된다. 별도 위로금 없이 미지급 급여 및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홈플러스 사측의 희망퇴직임에도 신청자가 몰리며 시작 일주일만인 지난 14일 모집을 조기 마감했다. 회사는 또 30일 지급할 예정이었던 8월 급여 잔여분 75% 지급도 연기한다고 밝혔다. 향후 지급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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