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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號 고려아연, 반도체 호황에 숨은 역할..미국 시장 공략도 추진

고려아연 60% 점유 '반도체 황산', 반도체 생산 뒷받침 2024년 반도체 불경기 속 황산 투자 결정 결실 최윤범 회장 ‘주기율표 룰렛’ 전략 적중

산업 |김세형 기자 | 입력 2026. 10. 30. 16:26

AI 인프라 투자발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또다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 최대 반도체 황산 공급사인 고려아연 역할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생산 중인 반도체 황산 즉, 초고순도 황산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필수 소재로, 최윤범 회장을 필두로 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선제적 생산 증대 결정이 반도체 투톱의 실적 행진에 숨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반도체 산업 전시회에 참가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반도체 호황 수혜폭 넓히기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3분기 온산제련소 내 반도체 황산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며 생산 능력을 기존 연간 28만t에서 32만t으로 확대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신규 생산시설 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설을 추진했다.

반도체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과정 중 웨이퍼 표면의 유기물과 미세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의 핵심 소재로, 고려아연은 국내 반도체황산 수요의 약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제련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을 여러 단계에 걸쳐 회수·정제해 순도 99.9999% 이상인 ‘식스 나인(6N)’급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고 있다.

외부에서 유황을 조달해 황산을 만드는 일반적 생산방식과 달리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을 원료로 활용해 글로벌 유황 가격과 공급망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췄다.

고려아연은 "생산량 증대와 품질, 안정적 공급이라는 3박자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 시작 전 결정된 투자..‘수요 회복’ 예견 적중

생산 증대 결정은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던 지난 2024년 나왔다.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고려아연 경영진은 당시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회복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지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17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24만t의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던 고려아연은 2024년 18·19호 라인을 추가해 연간 생산량을 28만t으로 늘렸고, 올해 20·21호기를 추가로 증설하며 생산 능력을 더 늘렸다.

이같은 선구안적 결정이 반도체 호황 시기와 맞물려 고려아연 실적 및 국내 반도체 소재 공급망 안정화 기여라는 호재를 이끌어 냈다.

최소 오는 2028년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향후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증설 일정에 맞춰 반도체 황산 생산 능력을 최대 50만t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시장도 적극 공략…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 방안 논의

고려아연은 한편 글로벌 반도체 업체 잡기에도 나섰다.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

고려아연은 2029년 시운전, 2030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에도 연간 약 10만t 규모의 반도체 황산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 전시회인 ‘SEMICON West 2026’에 참가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국 반도체 소재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마이크론,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및 관련 업체들과 미팅을 갖고, 미국 현지 반도체황산 공급 가능성과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및 공급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윤범 회장, '주기율표 룰렛’ 전략 성장 청사진 빛나

이같은 고려아연의 성장 동력은 최윤범 회장이 꺼내든 ‘주기율표 룰렛’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특정 금속의 가격 흐름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속과 소재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실제로 매년 실적을 견인한 금속은 동일하지 않았다”며 “2025년에는 안티모니를 비롯한 핵심광물의 가격 상승이 추가 이익으로 이어졌고, 2026년 상반기에는 고도화된 정제 공정에서 회수한 은과 금이 사상 최대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아연과 구리, 황산, 반도체용 초고순도 황산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고, 해마다 실적을 이끄는 제품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은 그렇게 효과적으로 작동해왔다”고 ‘주기율표 룰렛’ 전략의 의의를 전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취임 이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춘 적이 없었다며 미국 내 통합제련소 건설 계획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 축으로 AI와 반도체, 방위산업, 에너지 전환, 지정학적 변화 등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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