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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늘로 간 테슬라 로드스터와 자동차라는 한계

공중 묘기로 입증한 기술력…비행 안전·운용 조건은 별도 검증 필요 짧은 체공·긴 재충전 시간은 한계…로망 넘어 상품성 입증해야

오피니언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10. 27. 15:58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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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자동차의 성능은 보통 가속력과 제동력, 주행거리 등 공식 지표로 평가된다.

그런데 자동차가 땅에서 떨어져 하늘로 떠오른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공중에서 자세를 유지하고, 추진 장치에 이상이 생겨도 안전하게 내려와야 한다. 최근 공개된 테슬라의 로드스터는 자동차의 성능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줬지만, 동시에 이 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느냐는 고민을 남겼다.

테슬라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2세대 로드스터를 시연했다. 차량은 휘어진 경사로를 거꾸로 주행하다 공중으로 이탈해 차체를 회전시킨 뒤 내려앉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약 97㎞까지 0.81초에 도달했다는 기록도 제시했다. 자동차 산업의 관점에서는 인상적인 기술 과시다. 그러나 항공업계의 관점에서 보면 시연 이후 설명해야 할 것이 더 많은 듯하다.

車 하늘 날면, 안전 입증 기준도 달라져

최근 만난 한 항공업계 관계자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로드스터의 공중 기동을 두고 비행이라기보다는 한 번 떴다 내렸다고 평가했다. 자동차가 순간적으로 공중에 떠오르는 장면과 사람이 타고 운용할 수 있는 비행체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취지다. 비행 기능을 갖추면 개발 단계부터 항공기 인증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연방항공규정은 항공기를 ‘공중 비행에 사용되거나 사용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치’로 정의한다. 아직 로드스터를 특정 종류의 항공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비행 기능을 상품으로 제공하면서 자동차라는 명칭만으로 안전성 논의를 끝낼 수도 없다. 어떤 기준을 적용받느냐에 따라 설계와 시험은 물론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장소와 방식까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감항인증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항공기 인증 과정에서 설계와 규정 충족 방법을 검토하고, 지상·비행시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운용에 필요한 정비와 운용 적합성도 평가 대상이다. 날아오르는 성능만 입증하면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시험비행을 허용받는 것과 일상적인 운용을 허용받는 것도 구분해야 한다. 미국에는 연구개발이나 전시 등을 위한 실험용 감항증명 제도가 있다. 그러나 관련 규정은 원칙적으로 증명서가 발급된 목적 밖의 운용을 제한한다. 별도 허용이 없다면 인구 밀집 지역이나 혼잡한 항로에서의 운용도 제한된다. 제한된 시험장에서 가능한 기동이 곧바로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되지는 않는다.

수초의 체공과 수시간의 재충전…안전 문제는 아직 미지수

테슬라 로드스터. 연합뉴스
테슬라 로드스터. 연합뉴스

기술적으로도 짧은 공중 기동과 지속적인 비행은 다르다. 한 자동차 공학 채널이 로드스터의 공개 제원을 바탕으로 차량 무게를 약 2t(톤)으로 가정했을 때, 일정한 높이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약 6.75초로 추산했다. 여기에 상승하거나 낙하 속도를 줄이는 데 추가 추력을 사용하면 가스 소모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스터를 아직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재충전도 과제다. 라스 모라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스러스트(Thrust) 트림의 200L 탱크에 외부 고압 질소를 채우는 데는 현재 2∼6시간이 걸린다. 테슬라는 이를 30분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로드스터는 비행용 로켓 버전과 다른 구성이므로 몇 시간 충전해 몇 초 비행한다고 섣불리 혹평할 것은 아니다. 다만 순간적인 추력을 반복해서 사용하려면 별도의 충전 설비와 긴 대기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전한 과제다.

이러한 한계들을 단순히 규제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로 넘길 수는 없다. 공중에서 발생하는 고장은 탑승자뿐 아니라 지상의 사람과 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추진기 일부가 작동하지 않을 때의 대응, 고압 탱크의 내구성, 반복 착륙에 따른 점검 기준은 제품의 사용 조건을 결정하는 요소다. 인증과 정비를 개발 이후의 행정 절차 정도로 취급해서는 상용화 가능성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드라이버 로망을 자극한 기술…상품 가치는 별도로 증명해야

이번 시연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술적 시너지를 부각해 합병 명분을 쌓으려는 행보로 보는 시장의 해석도 나온다. 이런 해석을 덜어내고서라도 자동차와 항공 및 우주 기술을 결합한 시도 자체에는 의미가 있다.

차량의 가치를 이동 효율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고, 여기에 빠르게 달리는 차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장면은 드라이버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까닭이다.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로드스터의 매력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물론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는 것과 제조사가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짧은 체공시간이나 긴 재충전 시간을 받아들일 고객은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어떤 점검과 정비가 필요한지는 구매 전에 알 수 있어야 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로드스터로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다음 단계는 그 기대에 맞는 제품을 내놓는 일이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시연 영상 속 몇 초가 아니라 안전하게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이다. 로드스터의 상품성도 그 기준에서 평가받아야 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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