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서울에서 주택 전월세 물량과 거래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한 세제개편안을 내놓자 일부 집주인들이 기존에 임대했던 물건을 매각하거나 직접 거주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623건으로, 3월(1만 814건)이후 4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 내에서도 전월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2652세대 대단지인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의 전세 물건은 단 1개다. 월세도 3개에 불과하다.
2298세대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 대림 1, 2차’ 전세 물건 역시 1개다. 4932세대 강동구 상일동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전세 매물이 19개로 그나마 좀 더 많은 편이다.
상당수 학부모 ‘재계약 거부’ 통보에 초비상
기존 임차인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자녀 학습 수요 때문에 때문에 구로구나 금천구 등에서 이사 온 학부모들이 많은데, 이들 중 상당수가 집주인으로부터 ‘재계약 거부 통보’를 받았다”며 “어제 하루 전월세 알아보러 온 학부모만 1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공급이 줄자 전월세 가격은 연일 상승폭을 키우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5월 대비 0.38%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8% 급증했다.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과 서울 월세가도 각 0.38%, 0.96% 상승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서 “다주택자 뿐만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에도 세금 부담을 대폭 강화하자, 임대인들이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다”며 “인근 10억대 아파트를 전월세 주고 경기도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세 들어 살던 임대인이 다시 돌아오는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과 전월세 품귀 현상 탓에 비(非)아파트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면서 도심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상승세다. 이날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전용 60㎡ 초과 85㎡ 이하 중대형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전용 40㎡ 초과 60㎡ 이하 중형 오피스텔은 같은 기간 1.5% 올랐다.
서울 강남권의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초동 등의 경우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매매가도 급증하고 있다”며 “수천만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올랐다. 중대형 오피스텔 가격의 상승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세제개편안 다시 손 봐야”
이런 현상이 빚어진 가장 큰 원인으론 정부의 올해 세제개편안이 지목된다. 현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대폭 강화하는 등 ‘실거주’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자, 임대인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실거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집주인 실거주의 경우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갱신요구권 등 법적 보호막까지 사용할 수 없는 세입자들은 때아닌 날벼락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자녀 교육 등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근 비싼 아파트에 웃돈을 얹어서라도 계약을 하려 하는 학부모들의 ‘울며 겨자먹기’ 사례가 급증하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안을 다시 손보는 게 전월세 물량 감소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문재인 정부 때도 주택 장기 보유자 혹은 고령자, 실수요자에게 돌아가던 혜택은 건드리지 않았다”면서도 “현 정부는 1주택자에 대해서까지 ‘과도한 혜택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사실상의 증세를 해 집을 팔라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연구위원은 “기존 수요억제 대출규제 틀이 유지되는 상황서 전월세 시장 안정 해법을 찾는 건 어렵다”며 “세 부담을 지속적으로 높여 매도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이 이어질 경우 임대시장 왜곡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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