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명도소송 방침을 밝혀 세입자 3100가구가 이주 비상에 직면했다.
- 대치동 학부모 세입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전월세 매물 탐색에 나섰다.
- 다주택자 과세와 수요 쏠림으로 인근 아파트 전월세가 상승 폭선효과가 우려된다.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전월세입자들은 ‘때아닌 날벼락’ 맞았죠. 가장 충격이 큰 건 학부모들이에요. 자녀 교육 때문에 비싼 전월세를 지불해서라도 아파트에 들어왔는데, 반년 안에 떠나야 하니 발등에 불 떨어졌죠. 내년이나 내후년 수험생이 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웃돈을 얼마나 얹어줘야 하나’ 고민 중이죠.”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3곳의 관계자들이 기자와의 통화서 세입자 명도 소송을 앞둔 단지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내년 상반기 이주 개시를 목표로 전월세 임차인의 ‘빠른 이주’를 요구하는 취지의 일괄 명도소송 제기 방침을 밝힌 후 3100여 가구 세입자들이 이른바 ‘멘붕(멘탈 붕괴, 혼란)’에 빠졌다는 얘기였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자녀 학습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근 아파트 전월세 이주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공인중개사들은 설명했다. 주변 다른 아파트 등의 임대인들이 너도나도 전월세 가격 올리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말도 들렸다.
비거주 다주택자 과세 강화까지 겹쳐 매물 더 줄어
이들에게 조합의 명도소송 방침은 ‘엎친데 덥친 격’의 충격파라고 한다. 정부의 비거주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으로 임대 물량이 줄어든 마당에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날 은마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대상 금액이 12억원서 9억원까지 주는 등 비거주 다주택자에 매기는 세금이 무거워져 임대인들이 전월세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었다”며 “양도소득세 유예 종료 기한 전에 거래된 전월세 주택들도 많다. 새 임대인들도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전월세 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 아예 그 주택에 들어가 사려는 쪽으로 생각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동향도 심상치 않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의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치미도·선경·삼성1차 아파트 전월세 가격 모두 오름 추세”라며 “안 그래도 전월세가가 은마아파트보다 최소 1억원 이상 높은데, 이마저 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인근 래미안대치팰리스, 한보미도맨션도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거래 매물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전월세 매물은 더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등에 불 떨어진 학부모 세입자 "웃돈도 마다않겠다"
최근 학부모 세입자들로부터 많은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C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당장 내년 혹은 내후년 수능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의 학부모는 그야말로 초비상”이라며 “일부 학부모는 ‘인근 아파트 전세 매물 나오면 꼭 연락달라. 오른 가격에도 계약하겠다’고 당부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랜 동안 제자리 걸음이었던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며 대규모 세입자 이주에 따른 주변 지역 임대차 시장 충격이 커질 태세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세입자의 신속한 퇴거를 위해 명도소송 및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제기 방침을 밝힌 상태다. 세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 소송을 제기한 뒤 이주 의무를 마친 세입자에 대해 소를 취하한단 계획이다.
은마아파트 전체 4424가구 중 세입자 추산 가구는 약 3100가구로, 전체의 70%에 달한다. 은마아파트는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하려는 학부모들의 임차 수요가 특히나 많은 곳이다.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에 착수해도 이들 학군 수요가 옮겨갈 리가 없는만큼 기존 임대 수요가 인근 아파트로 옮겨 가 전월세가 상승을 부추기는 ‘풍선효과’가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인근 아파트 전월세가가 은마보다 낮은 것도 아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달 은마아파트 전용 84㎡ 전세 거래 평균 금액은 8억 417만원이다. 인근 대치미도, 선경, 삼성1차아파트의 동일 평형 전셋값은 각각 9억 6600만원, 12억원, 13억 1000만원 수준이다.
한편, 총 4424가구 규모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5850가구 규모 대단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조합은 내년 상반기 이주를 마무리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 철거 등을 거쳐 2028년 착공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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