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2분기 에스티팜의 마진 훼손을 낳은 고정비 부담을 두고 증권가는 생산 구조상 일시적 현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외형 성장이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는 회복 속도와 체질 개선 수준을 두고는 분석이 크게 갈렸다. 단기 원가율 정상화 시점부터 2027년 장기 영업이익률(17.5~21.8%)까지 셈법이 달라지면서, 같은 2분기 실적과 사업 현황을 바탕으로 산출한 증권사 목표주가는 14만원에서 23만원까지 최대 9만원 격차가 벌어졌다.
에스티팜은 지난 27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매출 1085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9%, 41.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145.0% 급증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외형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16.9%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낮아졌고, 매출총이익률은 36.1%로 10.8%포인트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199억원)를 7.8% 하회했다.
이 같은 수익성 둔화는 사업 구조적 하락이 아닌 특정 프로젝트의 생산 주기 특성에서 비롯됐다. 통상 1~2개월인 일반 공정과 달리 해당 임상 프로젝트는 공정 개선부터 pre-PPQ 및 PPQ 배치까지 8개월 이상 장기화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누적 고정비 40억~57억원이 제품 출하와 매출 인식 시점에 한꺼번에 원가로 반영됐다.
증권가는 2분기에 반영된 고정비가 특정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며, 동일한 원가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 정유경 연구원은 해당 원가를 덜어낸 정상화 영업이익을 약 240억원, 영업이익률을 22.1%로 산출했다. 생산·출하 일정상 비용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던 만큼 회사의 시장 소통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과 메리츠증권 김준영 연구원 역시 해당 품목이 상업화 단계 진입 시 다른 생산라인과 방식을 적용받는 만큼, 동일한 비용 병목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올리고·저분자 매출 동반 성장…수주잔고 80% 이상 상업화 물량
원가 이슈에 가려졌지만, 에스티팜의 외형 성장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일치했다. 주력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매출은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1% 늘었고, 저분자화합물 매출도 175억원으로 162.1% 급증했다. 신규 매출원인 ADC 링커(20억원)가 추가된 가운데 상업화 프로젝트 매출이 497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확장을 이끌었다. 제2올리고동 가동 이후 13개 신규 프로젝트에서 실적이 발생했고, 상반기 8건에 이어 회사는 하반기 7건 이상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스티팜 최초의 컨쥬게이션 프로젝트(서로 다른 분자를 화학적으로 붙이는 공정)도 이미 수주했다.
증권가의 관심은 수주 잔고의 '양적 감소'보다 '질적 변화'로 옮겨갔다. 6월 말 전체 수주잔고는 2억9600만달러로 1분기 말(3억2600만달러) 대비 줄었으나 2025년 말(2억2300만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2분기 중 796억원 규모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출하를 소화하고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수주잔고(2억3900만달러)가 유지된 점에 주목했다. 신규 수주가 출하 공백을 채우고 있는 데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수주 잔고 내 상업화 비중이 81%까지 상승하며 향후 매출의 안정성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3분기 조기 회복 vs 4분기 점진 회복…정상화 시점 팽팽
하지만 실적 회복의 시점과 속도를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했다. 쟁점은 제2올리고동 대형라인 가동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3분기 손익에 즉시 반영되느냐다.
유안타증권 하현수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률 19.1%, 4분기 19.2%를 제시하며 일회성 비용 소멸과 대형 배치 생산 효과가 동시 작동할 것으로 봤다. 상상인증권 이달미 연구원(3분기 19.4%)과 신영증권 정유경 연구원도 대형라인 가동에 따라 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메리츠증권 김준영 연구원(3분기 16.5%→4분기 20.0%)과 대신증권 홍가혜 연구원(3분기 16.0%→4분기 18.5%)은 신중론을 펼쳤다. 일회성 원가는 사라지더라도 신규 대형라인의 초기 가동률과 제품 구성, 출하 시차를 감안할 때 실질적인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상상인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3분기 19.4% 이후 4분기 16.7%로의 하락을 예상해, 분기별 제품 조합에 따른 마진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7년 마진 4.3%p 격차…‘고정비 흡수’ 관점 차이
중장기 이익 창출력에 대한 추정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27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대신증권 17.5%에서 유안타증권 21.8%까지 4.3%포인트 차이를 보였고, 영업이익 절대 규모 역시 910억원에서 1073억원까지 18%가량 벌어졌다.
이 같은 격차는 외형 성장세보다 '대형 설비의 고정비 흡수 속도'를 어떻게 모델링했느냐에서 갈렸다. 유안타증권 하현수 연구원은 2027년 매출을 보수적인 4909억원으로 잡으면서도,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은 21.8%로 제시했다. 대형라인 가동과 상업화 프로젝트 확대에 따른 고정비 흡수 효과를 강하게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 역시 저분자 상업화 프로젝트와 올리고 물량이 2027년부터 본격적인 이익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영업이익률 20.2%(영업이익 1050억원)를 제시했다.
반면 대신증권 홍가혜 연구원은 2027년 영업이익률 전망을 기존 19.5%에서 17.5%로 낮추며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인하했다. 상상인증권 이달미 연구원도 2026~2028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2% 이상 일괄 하향하며 목표주가를 19만원으로 잡았다. 대신증권은 단기 이익 가시성 저하를 반영해 2027년 마진 전망을 낮췄다. 상상인증권은 중기 매출과 영업이익률 전망을 함께 하향했지만, 보고서에는 세부 원가 가정이 제시되지 않았다.
유지냐 하향이냐…목표주가 향방 가른 ‘가치평가 셈법’
펀더멘털 추정치 외에 가치평가(Valuation) 방법론과 업종 할인율 변수도 목표주가 산출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분석 대상 6개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14만원에서 23만원까지 크게 갈렸다.
가장 높은 23만원을 제시한 메리츠증권 김준영 연구원은 현금흐름할인법(DCF) 적용 시 할인율(WACC) 7.7%, 영구성장률 3.0%를 부여했다. 영업가치 4조6788억원 중 장기 현금흐름을 뜻하는 잔존가치 현재가치가 3조7411억원(약 80%)을 차지할 만큼 에스티팜의 장기 성장 잠재력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반면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은 가장 낮은 14만원을 제시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2027년 영업이익을 1050억원으로 대폭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했음에도 목표주가를 30% 낮췄다. 실적 모델링 때문이 아니라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의 멀티플 하락을 반영해 DCF 할인율(WACC)을 기존 7.9%에서 10.0%로 대폭 상향했기 때문이다. 이익 가시성이 높아져도 시장이 부여하는 밸류에이션 상한이 낮아질 수 있다는 위험 판단이 작용했다.
이 외에 대신증권 홍가혜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EBITDA에 35배, 상상인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2027년 EBITDA에 30배의 멀티플을 적용해 보수적 이익 추정치와 합쳤다. 신영증권 정유경 연구원(21만7000원)과 유안타증권 하현수 연구원(20만원)은 기존의 긍정적 밸류에이션을 유지했다.
3분기 원가율 정상화가 분수령
우선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률이 19%대로 반등하는지 여부가 첫 번째 시급한 검증대다. 조기 회복에 성공할 경우 유안타·신영·상상인증권이 그린 낙관적 시나리오가 힘을 받겠지만, 16%대에 머문다면 점진적 회복을 지목한 메리츠·대신증권의 보수적 접근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나아가 제2올리고동 대형라인 가동률과 상업화 수주 잔고의 재상승 여부가 확인되어야 2027년 20%대 영업이익률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될 수 있다. 체질 개선을 증명한 이후에는 높게 형성된 업종 할인율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최종 주가 레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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