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삼성SDI 자본 전략을 유상증자로 이끈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삼성SDI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영역에서 최대 주주인 삼성전자와 경쟁사 대비 최하위 수준 지표를 기록하면서다. 이 구조 아래 지배주주 이익에는 적극적, 주주·직원 보상에는 소극적인 결정이 이어진다.
강한 지배력과 부실한 견제력
삼성SDI는 삼성그룹 수직 계열 구조에서 핵심 중간 지배회사를 맡는다. 위로는 삼성전자, 아래로는 삼성디스플레이·삼성E&A·에스원 등을 뒀다. 이는 낮은 부채 비율에도 회사채 발행보다 유증 추진 유인을 강화하는 구조다. 계열사 지분은 이 회장 중심 지배구조를 보조하는 자산이라 유동화 난도가 높은 탓이다.
결국 삼성SDI는 지난해 경쟁사와 달리 자금 계획이 불명확한 유증을 추진했다. 올해 1분기까지도 유증 자금 전용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주주들에게 설명한 계획을 지키기 위해 남은 시간은 올해까지다.
원칙대로면 삼성SDI 이사회가 이와 같은 지배구조 특성과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견제해야 했다. 현실에서는 이사회가 균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에서 모회사와 배터리 경쟁사 모두에 밀린다.
가장 핵심적인 대목은 최주선 대표가 맡는 이사회 의장이다.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은 모두 대표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이다. 사외이사는 기업이 대주주 이익에만 몰두하는 상황에 대한 견제 성격을 가진다. 제도적으로도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구조로는 최 대표가 전체 주주보다 모회사 이익을 우선할 가능성이 다른 회사 대비 높다.
다른 주주가치 누수 위험도 산재하다. 삼성SDI는 삼성전자에는 있는 독립적 내부 감사부서를 설치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도로 계열사들과 견고한 전기 장비 산업 캡티브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황이라 유독 영향력이 큰 지표다.
합병과 영업양수도 등 중요 결정 관련해서도 삼성전자와 달리 주주 보호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장부가만 11조원대에 달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유동화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 삼성전자 대상을 유력하게 꼽는다. 즉 주주 보호 정책을 수립한 모회사와 그렇지 않은 자회사 간 지분 거래가 예상된다.
지배주주엔 적극 기부, 주주·직원엔 소극 보상
이 구조에서 삼성SDI 이사회는 이재용 회장 우호 지분을 제공하는 각종 재단 기부안도 연이어 가결했다. 삼성복지재단과 충남삼성학원 등이 주요 후원 대상에 속한다.
회사 급식을 활용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던 전력도 있다. 2021년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부당 지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3억원을 받았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 100% 자회사이고 삼성물산은 이 회장을 최대주주로 둔 삼성그룹 정점 지배회사다. 해당 사건 관련해 삼성 계열사들이 받은 과징금 규모는 2000억원대에 달한다. 삼성그룹은 해당 과징금에 반발해 공정위와 법정 다툼 중이다.
적극적인 계열사 지분 투자 및 내부거래와 달리 주주와 직원 보상은 소극적인 모습이다. 삼성SDI는 유증 전후로 주주 배당 0원 정책을 세워 현재까지 이어왔다. 산업 슈퍼사이클에 따른 자본적 지출(CAPEX) 투자 확대를 명분으로 들었던 정책이다. 현재 캐즘(수요 정체) 장기화와 투자 위축에도 배당 0원은 그대로다.
오락가락인 배당 정책에 대한 지적은 지배구조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삼성SDI는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을 '미준수(X)'로 인정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직원 보상과 관련해서는 유증 이후 전체 직원 수를 감축하고 평균 급여를 낮췄다. 퇴직금에 포함할 수 있는 경영 성과급 관련해서도 삼성SDI 노조가 불투명성 개선을 요구하는 중이다. 삼성 계열사 직원들이 함께하는 초기업 노조 움직임도 활발하다. 사실상 이 회장 등 지배주주를 겨냥한 노조다.
삼성SDI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최주선 대표 이사회 의장 겸직과 관련해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사업과 경영 상황을 잘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이끌 역량을 갖춘 대표가 의장으로 적임자"라며 "의장이 사외이사가 아닐 때는 사외이사 간 협의를 통해 사외이사 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 이사회 운영 규정에 따라서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내부 감사부서 독립성 관련해서는 "감사위원회가 인사 조치, 동의권 등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기업 소유 구조와 주요 사업에 대한 중요 경영 판단 관련 소액주주 보호 정책에는 "별도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주주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주주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배당 예측 가능성에 대해서는 "3년 단위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해 일정 수준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배당 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 여부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 특수관계 재단 기부 및 내부거래, 자금 부족 상황 중 대규모 채무 보증에 대해서는 삼성SDI에 질의했으나 회사 관계자가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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