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지난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리더들이 택한 자본조달 전략 격차가 올해 뚜렷해진다. 삼성SDI는 불필요한 유휴 자금으로 자본 역마진과 지분 가치 디스카운트를 떠안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증 대신 회사채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표정이 갈렸다.
연 10% 기회비용 대신 3~5%대 이자율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SDI가 유상증자로 1조6549억원을 조달한 지난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은 4조4698억원 회사채를 발행했다. 2월 원화 사채 1조6000억원 공모에 이어 4월 외화 사채 2조8698억원을 추가 조달한 구조다.
두 방식 간 대표적인 차이는 조달비다. 업계에서는 유증을 자체 자산이나 타인자본 차입에 비해 조달비가 가장 높은 자금으로 평가한다. 유통 주식 증가로 기존 주주 지분가치를 희석해 주당순이익(EPS) 등을 누르기 때문이다. 실제 양사 자본 비용은 다르다. 삼성SDI 주주들 기회비용인 자기자본비용(COE)은 연 10% 이상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회사채 이자율은 원화 사채가 3%대, 외화 사채가 대체로 5%대다.
양사 격차는 삼성SDI가 주주들에게 설명한 계획과 달리 자금을 사용하면서 더 벌어졌다. 삼성SDI는 금리 1% 안팎 예적금에 유증 자금 대부분을 예치하면서 운영자금으로 꺼내 썼다. 현재까지 사용한 운영자금과 예치 중인 예적금을 더하면 1조원을 넘는다. 유증 당시 성장 투자로 설명했던 자금이다.
시기적으로 삼성SDI 유증이 불가피하지는 않았다. 통상 유증은 부채비율이 높아 이자 상환 압박이 심한 기업이 차입 대신 택한다. 빚을 낼 수 있는 재무 여력이 풍부한 기업은 금리가 저렴한 회사채를 선호한다. 삼성SDI 부채 상황은 LG에너지솔루션보다 넉넉했다. 유증 당시였던 지난해 2분기 부채비율은 삼성SDI가 89.0%, LG에너지솔루션이 122.6%였다.
엇갈린 평가와 직원 고용
당시 시장 평가도 선명하게 엇갈렸다. 삼성SDI는 당초 유증 발행가를 16만9200원으로 예상했다. 유증 발표 이후 일부 실망감이 주가에 미치면서 최종 발행가(14만원)가 17.2%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월 8000억원 조달을 목표했다가 증액 한도 1조6000억원을 꽉 채웠다. 시장 호응으로 수요예측에 3조7450억원이 몰린 결과다. 이는 이후 4월 글로벌 채권 시장을 공략에서도 훈풍으로 이어졌다.
삼성SDI는 유증 자금 조달 이후 부채비율이 한층 넉넉해졌어도 직원을 감축했다. 지난해 상반기 1만3072명이었던 정규직 직원 수는 연말 1만2575명으로 줄었다. 6개월 만에 497명 순감소다. 부채 비율이 급등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오히려 고용을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 정규직 직원은 1만2488명에서 1만2561명으로 73명 증가했다.
경영 성과 측면은 삼성SDI가 열세다. DB증권 분석 기준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삼성SDI가 2024년 1.5%에서 지난해 -5.7%로 악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에서 -0.1%로 개선했다. 삼성SDI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3.1%에서 -3.2%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4.9%에서 -5.2%로 0.3%포인트 떨어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당시 유증 판단 배경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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