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농협금융지주 이사회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 주주 체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부 주주의 견제가 어려운 완전자회사 구조인 만큼 이사회 내부의 감시 기능이 중요하지만,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농협중앙회 단일 주주 체제의 '역설'
최근 상장 금융지주에서는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펀드 등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구성과 경영진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거나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JB금융지주 이사회에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진입한 바 있다. BNK금융지주도 주요 주주인 라이프자산운용의 제안을 계기로 주주 추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반면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 같은 외부 견제 수단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반 주주나 외부 기관투자자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 구성에 관여하거나 경영진의 결정에 제동을 걸 여지가 제한돼 있다.
외부의 평가와 검증이 어려운 가운데 사외이사 평가와 연임도 내부 절차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시 내역에 따르면 농협금융 사외이사들은 최근 10여 년간 내부 평가에서 모두 최고등급을 받았다. 외부 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최고등급 평가와 연임이 반복되는 구조가 굳어진 셈이다.
지역 조합장·농협 출신 인사가 금융지주 CEO 추천
완전자회사 구조의 특수성은 농협금융 최고경영자 선임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농협금융은 금융지주 회장과 완전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를 심사하고 추천하기 위해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는 광주 비아농협 조합장인 박흥식 비상임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박 이사는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절차 개시안'과 '농협은행 은행장 경영승계절차 개시안' 표결에도 직접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승계 절차를 거쳐 이찬우 회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지역 농협 조합장이 금융지주 회장과 핵심 계열사 은행장 선임 절차에 직접 참여한 셈이다.
지난 3월에는 서영암농협에서 7년째 조합장을 맡아온 김원식 조합장이 농협금융 신임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지역 농협 조합장이 금융지주와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를 심사하고 추천하는 구조가 이어진 것이다. 앞서 정부도 농협중앙회 특별감사에서 금융 계열사 비상임이사를 지역 농협 조합장 출신으로 선임하는 관행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에도 농협 계열 조직 출신 인사가 기용됐다. 2025년 신규 선임된 송두한 사외이사는 NH농협금융연구소장과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을 지냈다.
실제로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지주 회장 후보 추천 안건과 보수위원회의 경영진 성과평가 안건 등 주요 의안은 모두 참석 위원의 전원 찬성으로 처리됐다. 외부 주주의 견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부 위원회에서 반대 의견이나 이탈표가 나타나지 않았다.
1.4조원대 배당·농지비 이전...이사회 역할 충분하나
이사회 독립성 문제는 농협금융에서 농협중앙회로 이전되는 배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농협금융은 매년 별도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중앙회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보통주 배당금은 2023년 7000억원에서 2024년 7550억원, 2025년 76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 계열사가 직접 부담하는 농업지원사업비 규모도 증가했다. 농협금융 계열사의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액은 2023년 4926억원에서 2024년 6111억원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6503억원에 달했다.
2025년 기준 중앙회 배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를 합산한 금액은 1조4103억원이다. 이 같은 자금 이전은 농협금융의 자본 축적 속도와 자체 투자 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주와 자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자금 이전 규모의 적정성을 점검해야 할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한다.
농협금융은 사외이사 평가와 선임 절차가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자격 기준에 따라 선별된 임원으로 공정한 평가 절차에 따라 평가되고 있다"며 "금융사지배구조법을 준용해 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두는 등 공정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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