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농협은행의 순이익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위험가중자산(RWA)이 빠르게 늘면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 등으로 자본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이를 지원해야 할 NH농협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도 금융지주 평균을 웃돌고 있다.
이익 성장세 둔화된 농협은행…RWA는 증가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이익 성장세는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이후 1조8000억원 안팎에서 정체됐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대 초반에서 8%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이익 규모는 유지되고 있지만 자본 효율성 지표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자본 부담을 키우는 위험가중자산은 빠르게 늘고 있다. 농협은행의 RWA 잔액은 2023년 말 131조7607억원에서 2025년 말 148조5726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16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은 20조3326억원에서 22조6323억원으로 약 2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하는 만큼, RWA가 빠르게 늘수록 자본비율 관리 부담도 커진다.
생산적 금융 확대 역시 자본 관리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변수다. 농협금융그룹은 향후 5년간 93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책성 금융 공급이 확대될 경우 농협은행의 RWA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협은행 입장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체 이익 창출력과 보통주자본 확충 속도를 함께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중레버리지 119%…자회사 지원 여력 변수
농협은행의 자본 수요가 커질수록 지주 차원의 자본 배분 능력도 중요해진다. 농협은행이 자체 이익 창출을 통해 자본을 충분히 쌓지 못할 경우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출자 여력이 자본 관리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사가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지주 자기자본에 비해 자회사 출자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은행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 평균은 114.9% 수준이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각각 107.8%, 106.88%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의 2025년 말 기준 별도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9.0%를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 123.6%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 수치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자본 인정 효과도 반영돼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종자본증권을 부채성 조달로 간주해 산출할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0.97%로 상승한다. 신종자본증권은 규제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외부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해야 하는 자본성 조달 수단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규제 상한인 130%에 가까워질수록 지주사가 추가 출자나 자회사 성장 지원을 추진할 때 운용 여지는 좁아질 수 있다. 농협은행의 RWA 증가와 생산적 금융 확대가 맞물릴 경우 지주 차원의 자본 배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이유다.
중앙회로 향하는 배당·농업지원사업비…내부 유보 부담
농협금융의 자본 배분 여력은 중앙회와의 자금 이전 구조와 연결돼 있다. 배당금은 지주사의 이익잉여금 감소 요인으로, 농업지원사업비는 계열사의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구조는 지주와 계열사에 남는 이익 규모에 영향을 준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이익 성장세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배당과 농업지원사업비를 통한 자금 이전 구조는 그룹 내부 유보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부 유보가 충분히 빠르게 쌓이지 않을 경우 지주 차원의 자본 배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측은 그룹의 공익적 특수성과 자본 배분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사의 핵심 역할은 그룹 내 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라며 “이번 중앙회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지주 자체의 자본을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계열사의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그룹 전체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금융지주가 중앙회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단순한 주주 수익 환원 개념을 넘어 농업과 농촌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당사는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고유의 목적 달성과 함께 수익 및 사업량 증가 등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제고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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