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NH농협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주요 상장 금융지주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본비율은 주요 지주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 등 외부 자본성 조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영향이다. 자본의 내부 유보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분배금 지출도 함께 늘고 있다.
농협금융, 5년 새 2배 이상…4대 지주 증가 폭 웃돌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신종자본증권 증가세는 주요 상장 금융지주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결 기준 농협금융의 기타기본자본(신종자본증권 등) 잔액은 2021년 말 2조3681억원에서 2025년 말 4조8357억원으로 늘었다.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농협금융지주의 별도 기준 신종자본증권 미상환 잔액은 2021년 약 7842억원에서 2025년 말 2조1831억원으로 확대됐다. 5년 사이 약 2.8배 늘어난 셈이다.
반면 주요 상장 금융지주사는 같은 기간 신종자본증권 잔액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21년 말 대비 2025년 말 잔액 증가 폭은 신한금융 약 1.4배, 하나금융과 KB금융 약 1.5배, 우리금융 약 1.6배 수준에 그쳤다.
금융지주사가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하는 이유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바젤Ⅲ 체계에서 기타기본자본(AT1)으로 인정된다. 보통주자본을 직접 늘리지 않아도 총자본비율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총자본비율을 구성하는 자본 항목을 나눠보면 농협금융의 신종자본증권 의존도는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5년 말 기준 KB금융은 총자본비율 16.20% 가운데 약 1.38%p, 신한금융은 총자본비율 15.94% 가운데 약 1.67%p, 우리금융은 총자본비율 16.12% 가운데 약 1.94%p가 기타기본자본 기여분이다. 하나금융 역시 총자본비율 15.61% 중 기타기본자본 기여도는 약 1.54%p 수준이다.
반면 농협금융은 2025년 말 기준 총자본비율이 15.65%로 주요 지주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신종자본증권 등 기타기본자본 기여도는 약 2.25%p에 달한다. 총자본비율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분배금 부담이 따르는 자본성 조달에 상대적으로 더 기대고 있는 셈이다.
분배금 5년 새 4.3배…CET1 개선은 제한적
신종자본증권 조달 확대는 총자본비율 방어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정적인 현금 유출을 동반한다. 외부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금융지주가 별도 기준으로 신종자본증권 분배금 명목으로 외부 투자자에게 지급한 현금은 2021년 177억원에서 2025년 770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 사이 약 4.3배 불어난 규모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확대가 보통주자본 확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종자본증권은 기타기본자본에는 포함되지만 보통주자본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대체로 13% 안팎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관리하는 반면, 농협금융의 CET1 비율은 12.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결국 농협금융은 총자본비율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 활용도를 높여왔지만, 가장 질 높은 자본인 보통주자본을 직접 늘리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총자본비율은 보완하면서도 분배금 현금 유출은 커지는 구조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차환 부담도 변수다. 만기가 없는 영구채는 통상 발행 5년 뒤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시장 관행으로 여겨진다. 농협금융은 2021년 7월 3%대 금리로 조달한 254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콜옵션 만기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4~5%대 금리로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저금리 조달분을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할 경우 분배금 부담은 추가로 커질 수 있다.
중앙회 배당·농업지원사업비…자본의 내부 유보 제약 영향
농협금융은 단일 주주인 농협중앙회와 자금 이전 구조가 연결돼 있다. 배당과 농업지원사업비가 중앙회로 이전되는 만큼 그룹 내부에 유보되는 이익 규모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2025년 말 기준 지주사 별도 현금배당금 7600억원과 계열사가 부담한 농업지원사업비 6503억원을 합산하면 농협금융그룹 차원에서 연간 1조4103억원의 자금이 중앙회로 이전됐다. 배당은 지주사 유보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농업지원사업비는 계열사 수익성과 그룹 차원의 자본 축적 속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주요 상장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이익잉여금 규모의 차이도 뚜렷하다. 2025년 말 기준 연결 이익잉여금은 신한금융 41조7000억원, KB금융 38조3000억원, 하나금융 29조6000억원, 우리금융 28조7000억원 수준이다. 농협금융은 16조8000억원이다.
NH농협금융지주 측은 그룹의 공익적 특수성과 자본 배분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사의 핵심 역할은 그룹 내 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라며 "이번 중앙회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지주 자체의 자본을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계열사의 미래 성장동력 확충과 그룹 전체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협금융지주가 중앙회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단순한 주주 수익 환원 개념을 넘어 농업과 농촌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당사는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고유의 목적 달성과 함께 수익 및 사업량 증가 등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제고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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