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회생자금 2000억 원 마련을 두고 국회 간담회에서 양사 경영진이 냉담하게 대치했다.
-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의 2000억 원 대출과 김병주 회장 연대보증 안을 제안했다.
- 메리츠금융그룹은 MBK의 실제 현금 투입액이 400억 원에 불과하다며 맞섰다.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말씀 잘 듣고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오늘 합의안이 도출되길 바랍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홈플러스 기업회생자금(DIP) 마련 해법을 둘러싼 양사 경영진 간 냉담한 분위기는 9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개최한 간담회서 만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나란히 앉은 김광일 부회장과 김중현 대표이사는 별다른 인사나 악수 없이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국회의원 모두발언이 있을 때도 이들은 정면만 응시한 채 서로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홈플러스 회생자금 2000억원 마련을 놓고 날선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는 양사의 대리전이 국회서도 그대로 전개된 모양새였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 착석한 MBK·메리츠·홈플러스 경영진
이날 각 사 경영진들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김광일 부회장, 김중현 대표이사, 조주연 대표이사 모두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회의장에 들어섰다.
맨 마지막에 입장한 김광일 부회장은 김중현 대표이사와 조주연 대표이사를 봤지만 별다른 인사 없이 자리에 착석했다. 김중현 대표이사와 조주연 대표이사도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회의에서 이들은 ‘원만한 사태 해결을 바란다’는 짤막한 입장만 밝혔다. 법원이 제시한 최종 시한 17일까지 일주일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협의 진척 등이 전혀 없는 모습에 홈플러스 파산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3일 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즉시항고 기간이 종료되면 협력업체와 노동자, 지역 상권까지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긴급 운영자금 약 1000억원이 필요하다. MBK와 메리츠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채권자이자 투자자로서 마땅히 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MBK “메리츠, 대주주 책임 다 안해” 메리츠 “MBK 실제 지원액 400억 불과”
법원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필요한 DIP은 2000억원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 6월 말까지 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을 소명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으나,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 수정안에는 실질적인 외부 자금 조달 방안이 담기지 못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이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다. 즉 17일까지 홈플러스가 2000억원 조달 계획을 담아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정관리 폐지 결정이 확정되는 것이다.
이후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단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양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비방만하고 아직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을 대면 그중 1000억원에 관해 연대보증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메리츠금융그룹은 김병주 회장 혹은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을 메우고, 나머지 1000억원은 김병주 회장 개인보증을 조건으로 대출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강력 반발했다. 사측 관계자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은 ‘돈을 한 푼도 안내겠단 것’”이라며 “회생절차서 채권자가 양보를 안 하면 파산이 불가피한데도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미 충분한 지원을 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3월 김병주 회장은 김광일 부회장과 서울 한남동 자택 등을 담보로 1000억원 규모 DIP 자금을 조성했다. 김병주 회장과 회사가 직접 출연 혹은 보증한 자금만 4000억원에 달한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추가 지원 여력이 바닥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가 눈 가리고 아웅을 한다고 비난했다. MBK파트너스가 밝힌 지원액 4000억원 중 2000억원은 기존 차입 이자에 대한 지급보증이고, DIP 1600억원도 현금이 아닌 보증이기에 실제 현금 투입액은 사재 400억원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병주 회장 개인 자산까지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김병주 회장은 14조~15조원 가까운 개인 자산이 있다”며 “홈플러스 DIP에 필요한 2000억원은 1~2%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 모든 비극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과 메리츠금융그룹의 조정호 회장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핵심 회생 자금을 줄다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는 조속히 청문회를 열어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MBK 김병주 회장과 메리츠 조정호 회장을 청문회 발언대에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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