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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때마침 이뤄진 업종 변경?…삼성 AI반도체 ETF의 절묘한 SK스퀘어 편입

지수사-운용사 종속적 역학 관계 도마 "대형 자산운용사 입김에 지수사 휘둘려" 지적

증권 |김나연 기자,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6. 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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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지수사업자와 대형 자산운용사의 종속적 역학 관계가 ETF 상품 설계의 독립성을 흔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가 지수사업자 에프앤가이드의 6월 업종 변경 이후 지주회사인 SK스퀘어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프앤가이드의 업종 재분류와 삼성자산운용의 상품 리뉴얼이 맞물리면서, 지주사를 활용한 우회 편입 기법이 대형사 상품으로 확산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해당 ETF의 특정 종목 실질 노출도가 동종 상품 중 가장 극단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22일 기준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의 SK스퀘어 편입 비중은 25.26%이며, SK하이닉스 직접 편입 비중은 25.51%다.

표면상 SK하이닉스 비중은 25% 내외로 조절됐으나,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중 SK하이닉스 지분가치 비중 98.7%를 반영하면 실질적인 SK하이닉스 경제적 노출도는 50.39%까지 올라간다.

이는 경쟁 상품인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의 실질 노출도(44.19%)는 물론, 상장을 앞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반도체TOP2+의 40.7%(투자설명서 예시 포트폴리오 기준)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은 정해진 규정을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ETF 내 SK스퀘어의 편입 및 비중 결정은 사전에 정해진 지수방법론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일 구성종목 내역을 공개하고 있어 투자자가 편입 종목과 비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별개 법인임을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본지 질의에 대해 "SK하이닉스는 HBM·DRAM 업황에 직접 연동되는 반도체 사업회사인 반면, SK스퀘어는 반도체 및 AI 분야 투자전문 지주회사로 두 기업은 사업 분야가 엄연히 다른 별도의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이 배포한 정기변경 보도자료의 내용은 이와 배치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6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번 6월 정기변경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공급망인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 리뉴얼을 통해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TOP2 비중을 50%로 확대한 데 이어, 이번 6월 정기변경으로 SK스퀘어까지 추가하며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로 SK스퀘어를 통한 SK하이닉스 모멘텀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간판 교체 뒤 이어진 업종 재분류…업종 변경 둘러싼 논란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상장 이후 시장 트렌드에 맞춰 여러 차례 간판을 바꿔 달아왔다. 2021년 7월 최초 상장한 뒤 2024년 8월 KODEX 시스템반도체로 상품명을 변경했다. 이어 2025년 3월 KODEX AI반도체로 이름을 다시 바꿨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지난 5월 13일 FnGuide AI반도체 TOP2+로 지수방법론을 전면 개편하며 현재의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로 리뉴얼됐다.

이번 SK스퀘어 편입 논란은 이 같은 상품 구조 변경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했다.

지수방법론을 개편한 뒤에도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SK스퀘어를 편입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 ETF가 추종하는 FnGuide AI반도체 TOP2+ 지수방법론의 허용 섹터에 지주사가 아예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FnGuide AI반도체 TOP2+ 지수에 담을 수 있는 에프앤가이드 업종 분류는 휴대폰, 전자 장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 석유 및 가스, 화학이 전부였다.

처음부터 지수방법론에 복합산업을 명시해 지주사를 담을 수는 구조로 설계되어있던 신한자산운용과 달리, KODEX 지수방법론에는 지주사나 복합기업이 편입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있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나 지수사업자 에프앤가이드가 업종 분류를 변경하면서 편입 요건이 충족됐다. 에프앤가이드는 6월 정기 리밸런싱 직전인 6월 12일, 기존 복합기업으로 분류하던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업종을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SK스퀘어는 KODEX 지수방법론의 섹터 필터 조건을 충족하게 됐고, 6월 정기변경을 거쳐 ETF에 신규 편입됐다.

6월 12일 업종분류 변경 종목 | 자료=에프앤가이드
6월 12일 업종분류 변경 종목 | 자료=에프앤가이드

이번 업종 재분류를 두고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지수사업자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수사업자가 먼저 마케팅을 주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산운용사가 투자 아이디어를 들고 역량 있는 지수사업자에게 지수 개발을 요구하는 방식도 많다"며 "핵심 투자 아이디어와 지수 산출 논리는 기본적으로 운용사의 기획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사업자는 순자산가치(AUM)에 연동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대형 자산운용사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이런 구조 속에서 에프앤가이드가 SK스퀘어를 반도체 기업으로 분류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역시 대형 운용사들이 지수사업자의 방법론을 따랐다고 설명하는 데 대해서 "책임을 지수사업자 쪽으로 넘기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금 규모가 큰 대형 자산운용사는 지수사업자에게 이른바 초갑의 위치를 점한다"며 "반대로 하위권 운용사 입장에서는 상위 운용사의 입김에 휘둘리는 지수사업자가 오히려 갑처럼 작용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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