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나자마자 외식업계 줄줄이 가격 인상… 과거에도 동일 패턴 '반복'

버거·카페 포함한 프랜차이즈 업계 대거 가격 인상 일부 브랜드, 가격 고정하고 용량 줄이기도 2024년 총선 이후에도 외식업계 가격 인상

산업 |황태규 기자 | 입력 2026. 06. 05. 16:28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이 본격화하고 있다. 커피·버거·샌드위치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표를 고쳐 썼고, 일부는 가격 대신 중량을 낮추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방식을 택했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여파로 누적된 원가 부담이 선거 이후 한꺼번에 가시화된 모습이다.

5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했다. 장바구니와 외식비가 동시에 무거워진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가격 조정이 겹친 셈이다.

더본코리아, 9일부터 11개 브랜드 평균 11% 인상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9일부터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린다고 이날 밝혔다.

대상 브랜드는 역전우동·미정국수·인생설렁탕·제순식당·한신포차·돌배기집·백스비어·막이오름·롤링파스타·빽보이피자·새마을식당이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25개 브랜드 가운데 44%에 해당한다.

인상 대상은 전체 메뉴의 약 20%이며 평균 인상률은 11% 수준이다. 브랜드별 편차는 크다. 롤링파스타는 샐러드·사이드 메뉴 4종이 평균 20.4%, 파스타 17종이 10.2%, 피자 5종이 10.0% 오른다. 빽보이피자는 피자류 12종이 평균 20.2%, 스파게티·사이드 7종이 15.3% 각각 인상된다. 새마을식당은 구이류 3종이 평균 6.3%, 한신포차는 안주류 15종이 11.2% 오른다.

일부 메뉴 가격 조정 안내. (사진=더본코리아)
일부 메뉴 가격 조정 안내. (사진=더본코리아)

대표 브랜드 빽다방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저가 커피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 유지를 우선하겠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외부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해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각 브랜드 협의체와 논의를 거쳐 일부 메뉴에 한해 최소 범위 내에서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저가 커피도 예외 없어…메가MGC·더벤티·바나프레소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인상 흐름도 뚜렷하다. 메가MGC커피는 오는 19일부터 '할메가커피' 3종 가격을 각각 200원씩 올린다. 할메가커피는 2100원에서 2300원, 왕할메가커피는 3200원에서 3400원, 할메가미숫커피는 2900원에서 3100원으로 바뀐다.

회사 측은 "동결건조(FD) 커피 가격이 지속 상승함에 따라 가맹점 수익 보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며 "인상 이후에도 주요 경쟁사 대비 낮거나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벤티는 지난달 29일부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일부 메뉴를 100~500원 인상했다. 바닐라딥라떼(라지)는 3500원에서 3700원, 이천쌀라떼는 2800원에서 33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바나프레소는 앞서 3월 디카페인·콜드브루 등 일부 메뉴를 최대 700원 인상했다.

스틱커피·커피믹스 가격도 오름세다. 커피빈은 이달부터 바닐라라떼 막대형 스틱커피를 최대 8.1% 올렸다. 지난 1월 일부 드립커피와 디카페인 원두 옵션 가격을 200~300원 인상한 지 5개월 만의 추가 조정이다. 이디야커피도 지난달 6일부터 스틱커피·커피믹스 제품 가격을 4.3~15.2% 상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원부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당분간 도미노 가격 인상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버거·샌드위치 업계도 줄줄이…맥도날드·써브웨이·롯데리아·맘스터치

버거·샌드위치 업계는 이보다 앞서 가격 조정에 나섰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말 햄버거·음료·사이드 등 35개 메뉴 가격을 100~400원, 평균 2.4% 올렸다.

써브웨이는 지난달 7일부터 샌드위치 단품과 사이드,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소비자에게 가장 많이 팔리는 15cm 샌드위치 단품 기준 평균 210원(약 2.8%) 올랐다. 대표 메뉴인 에그마요는 5900원에서 6200원으로 300원(5.1%), 이탈리안 BMT는 7200원에서 7500원으로 300원(4.2%) 인상됐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단품 버거 22종을 포함한 판매 가격을 평균 2.9% 올렸다. 인상 폭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300원이다. 간판 메뉴인 리아불고기와 리아새우는 단품 기준 5000원에서 5100원이 됐다.

롯데GRS 관계자는 "가맹사업자 단체와의 지속적인 논의 끝에 판매가 조정을 결정했다"며 "최저임금 및 배달 수수료 인상 폭보다 낮은 최소한의 인상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맘스터치도 3월 싸이버거 단품을 4900원에서 5200원으로 조정했으며 일부 품목 평균 인상률은 2.8%였다.

부분육 운영 기준 조정 안내. (사진=굽네)
부분육 운영 기준 조정 안내. (사진=굽네)

굽네, 가격 대신 중량 줄여…'슈링크플레이션' 논란

치킨 업계에서는 가격표 대신 중량을 낮추는 방식의 사실상 가격 인상이 등장했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지난 1일부터 닭다리살 순살·윙봉·통다리 메뉴의 중량을 조정했다.

닭다리살 순살은 800g에서 700g으로, 윙봉은 930g 이상에서 850g으로, 통다리는 905g 이상에서 820g으로 각각 줄었다. 판매가는 그대로다.

배경은 지난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사태에 따른 닭고기 수급난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물류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원가 압력이 누적됐다. 치킨업계 빅3(BBQ·bhc·교촌)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을 동결했지만, 굽네는 중량 조정이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지앤푸드는 "100% 국내산 닭다리살만 사용하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운영 기준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판매가는 그대로 두고 용량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은 소비자가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 예민한 문제다. 앞서 지난해 9월 교촌치킨도 일부 메뉴 중량을 조정했다가 소비자 비판이 거세지자 원상 복구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해 12월 치킨 중량 표시제를 시행했고, 굽네의 이번 조치는 해당 제도 시행 약 6개월 만에 나온 사례다.

"이번이 처음 아니다"…2024년 총선 이후에도 같은 패턴

선거 이후 외식·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양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4월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당시 정부는 총선 전후로 식품 제조업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간담회를 열어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총선을 앞둔 2024년 3월에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분 등 밀가루 업체들이 소비자용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5월부터 CJ제일제당·동원F&B·샘표식품·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등이 김·장류·음료·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제너시스BBQ·맥도날드·스타벅스·롯데리아 등 주요 외식업체들도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리아는 당시에도 버거류 가격을 평균 2% 올렸고, 더본코리아의 빽보이피자도 일부 피자 메뉴를 평균 1000원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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