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지회는 임금 협상 결렬로 사상 첫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 오리온 2025년 영업이익은 5583억원이나 직원 급여는 줄었다.
- 임기홍 오리온지회장은 오너 배당 몰두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가 4일과 5일 이틀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오전 근무 뒤 오후 근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전국 영업 현장직 약 400명 중 200여 명이 참여 대상이다. 전통 슈퍼마켓 납품을 담당하는 사원들이 주를 이루는 이번 파업은 성사될 시, 오리온지회 설립 이후 사상 첫 파업이 된다.
5개월 교섭 끝내 결렬…중노위도 조정 중지
파업의 직접적 원인은 2026년 임금 협상 결렬이다. 노사는 지난 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나섰으나 4월 결렬됐고, 4월·5월 두 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중노위는 지난달 8일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노조는 지난주 파업 찬반투표에서 94.5%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기본급 7.5% 인상, 기본급·수당 비율 개선(6대4→7대3) 약속 이행, 현장 직무 보상체계 개선이다.
반면, 사측이 제시한 최종안은 기본급 3.5% 인상이다.
수당 전환을 둘러싼 간극도 크다. 노조는 반품수당 50만원의 기본급 전환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40만원 전환에 내년 적용을 제안했다.
함대식 오리온지회 사무장은 "2018년 노사가 기본급·수당 비율을 5대5에서 7대3으로 점진 개선하기로 약속했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직무별 보상체계 개선 요구에 대해서도 사측이 일부만, 한시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노측 요구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이번 파업 건에 대해 "당사는 관계 법령에 따라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보상의 역주행' vs '해외 법인 주도 성장'
회사 창립 이후 처음 파업을 저울질할 정도로 오리온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실적과 보상의 역주행이 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5583억원으로 분할 설립(201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실적 상승에도 직원 보상은 뒷걸음질쳤다는게 노조 측 주장이다.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8800만원에서 2025년 8100만원으로 줄었다. 초과이익성과급(OPI)도 2022년과 2024년에는 기본급의 100%, 2023년에는 50%를 지급했으나 2025년에는 지급되지 않았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단 점이 노측과 사측 사이 합의 불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사업장 영업이익이 전체의 30% 정도에 그치고, 성장세도 해외 법인에 밀리고 있어서다.
실제 2025년 연결 영업이익 5583억원 가운데 중국 법인은 2417억원(4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베트남 법인이 965억원(17%), 러시아 법인이 465억원(8%)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해외 3개 법인(중국·베트남·러시아) 합산 영업이익은 3847억원으로 연결 영업이익의 약 69%에 달한다. 한국 법인의 2025년 영업이익은 1868억원(34%)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4.7%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해외가 성장을 주도했다. 1분기 연결 매출은 9304억원, 영업이익은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0%, 26.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7.8%다. 중국 법인 매출은 24.8% 증가한 4097억원, 영업이익은 42.7% 늘어난 799억원이었다. 러시아 법인은 매출이 34.7% 증가한 905억원, 영업이익은 66.2% 늘어난 142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 매출은 17.9% 증가한 1513억원, 영업이익은 25.2% 늘어난 266억원이었다. 인도 법인 매출도 67.0% 증가했다.
반면 한국 법인은 내수 부진과 거래처 감소,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1분기 매출이 0.4% 증가한 2834억원, 영업이익은 4.6% 증가한 485억원에 그쳤다.

배당은 3년 새 3.7배… 노측, "오너 부부 수령액 556억" 주장
노조는 회사의 배당 확대 역시 문제삼고 있다. 오리온의 결산배당 총액은 2022년 376억원에서 2025년 1383억5100만원으로 3년 만에 약 3.7배로 늘었다. 주당 배당금은 3500원이다.
오리온은 2024~2026년 중장기 배당정책으로 일회성 비경상 손익을 제외한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의 20% 이상을 목표 배당성향으로 설정하고, 배당성향을 점진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노조는 지배구조상 배당금 상당 부분은 오너 일가에 귀속된다 점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오리온의 최대주주인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37.37%이며, 이 회사는 이화경 부회장 4.08%, 담철곤 회장 0.45%, 이들의 자녀인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장 0.6%, 담서원 부사장 1.23% 등을 합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3.81%에 달한다.
노조는 이 구조를 바탕으로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에게만 약 556억원의 배당금이 돌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담 회장·이 부회장의 합산 보수도 2023년 54억3300만원, 2024년 54억7900만원, 2025년 46억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임기홍 오리온지회장은 지난달 26일 총파업 출정식에서 "수십 년간 제대로 된 임단협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임금·수당·직급체계가 현장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보상은 뒷전에 밀리고, 회사는 오너 일가의 배당과 경영권 승계 자금 마련에만 몰두해 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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