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KCC의 만성적 주가 저평가가 정부 주주가치 제고 흐름에 새 국면을 맞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지분 등 비영업용 자산에 묶인 자본에는 환원 압력이 거세다. 승계용 저평가 방치에 대한 의심을 해소해달라는 요구 역시 만만찮다.
만성 저평가에도 꼭 쥔 삼성물산, 이부진·이서현보다 많아
28일 한국거래소 카인드에 따르면 KCC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만성적 저평가 상태다. 지난해 말 PBR이 0.40배, 5개년도 평균 PBR은 0.36배에 불과하다. 정부·여당이 저평가 개선 기준으로 지적하는 0.5~0.8배 미만에 장기간 해당한다.
시장에서는 회사 주력 사업과 관련 없는 비핵심 자산 등을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KCC는 현금화할 수 없는 비영업 자산이 많아 자산가치 상승만큼 배당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KCC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4년 6.59%에서 지난해 말 23.51%로 급등했다. 주당배당금(DPS)은 2024년 1만원에서 지난해 1만5000원으로 뛰었다. 그런데도 배당 수익률이 2024년 4.25%에서 지난해 3.57%로 후퇴했다.
대표적 비영업 자산은 삼성물산 지분이다. 증권가에서는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10.01%) 가치가 5조원에 달한다고 평한다. 외부 기업인 KCC가 삼성가 이부진(6.10%)·이서현(6.80%) 자매나 국민연금(8.08%)보다도 삼성그룹 지주사 지분이 많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 지분이 회사 이익이나 주주환원으로 이어지지 않아 자본 효율성을 낮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도 행동주의 펀드 요구로 삼성물산 지분 유동화 기대가 KCC 주가를 끌어올린 바 있다.
KCC 보유 지분은 원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매입한 에버랜드 지분이었다. 삼성카드가 금산분리 규제로 삼성물산과 합병 예정이었던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해야 했을 때 KCC가 매입했다. 당시 시장에는 범 현대가인 KCC가 백기사로 나서 삼성가 영향력을 획득했다는 시각이 파다했다.
시작부터 주주 손실 KCC글라스, 자사주 매직 흔적 여전
KCC 백기사 역할은 외부 기업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정몽진 회장이 맡은 KCC는 형제 회사들과 독립 경영을 구축했는데도 계열 분리를 마무리하지 않았다. 차남 정몽익 회장이 이끄는 KCC글라스(2.99%)와 삼남 정몽열 회장이 경영하는 KCC건설(36.03%)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KCC글라스 지분은 2020년 KCC글라스 인적 분할 과정에서 취득했다. 당시 KCC는 보유한 자사주(6.85%)에 KCC글라스 신주를 배정하면서 지분이 생겼다. 이때 자사주에는 없던 의결권이 부활해 KCC가 보유한 KCC글라스 지분이 최대주주 지분으로 묶였다. 이는 현재 당국이 불법화한 전략이다. 당국은 지난 2024년 상장사 인적 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을 제한한 바 있다.
이후 KCC글라스가 정몽익 회장 지분율이 높은 코리아오토글라스와 합병해 KCC 지분율이 현재 수준으로 줄었다. 분할 첫날부터 급락했던 KCC글라스 주가는 합병 때까지 하락세가 이어진 상황이었다. 반대로 KCC 주가는 분할 첫날부터 뛰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분할이 KCC글라스보다 KCC에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해당 거래로 정몽진 KCC 회장은 비주력 KCC글라스 지분 가치를 내주고 핵심인 KCC 지분 가치를 키웠다.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 가치가 낮을수록 코리아오토글라스 합병으로 얻는 지분이 컸다. 분할 주식을 받아 든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과 지분 희석 등을 감내했다.
현재 KCC로서는 KCC글라스 지분을 보유할 유인이 불분명하다. KCC글라스 PBR이 0.3배 수준에 불과해 투자금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KCC 지분을 가진 정몽익 회장을 지원해 정몽진 회장도 지원받을 수 있는 이점을 갖는다.
지배 안 하는 최대주주, KCC건설에 아낌 없이 내 준 자본
삼남 정몽열 회장이 경영하는 KCC건설 지배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KCC건설은 KCC가 최대주주(36.03%), 정몽열 회장(29.99%)이 2대 주주다. KCC건설 경영권을 쥐거나 사업에 관여하는 이점을 누리지 않으면서 대규모 자본을 묶어둔 셈이다. 자회사 임원·이사를 모회사 인물이 겸직하는 다른 그룹과 달리 KCC건설에는 KCC 인사가 없다. 투자 측면에서도 PBR 0.2배 수준인 KCC건설은 KCC글라스보다도 투자가치가 낮다.
신용 측면에서는 KCC건설 지분이 오히려 손해다. KCC 본체가 지닌 우량한 신용도(AA-)는 KCC건설에 대한 계열 지원 가능성을 형성한다. KCC건설 자금 조달과 자체 신용등급 유지에 기여하는 셈이다. 역으로 KCC건설 지방 주택 부진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따른 우발채무 우려 등은 KCC에 잠재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이 구조에서 승계 이슈도 살아있다. 삼형제는 각각 1960년생, 1962년생, 1964년생으로 6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아직 KCC건설 최대주주가 되지 못한 정몽열 회장 계열 분리를 마무리하면 KCC부터 KCC글라스 증여·상속을 시작할 수 있는 구도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승계 완료까지 주가가 회사 가치보다 낮아야 절세에 유리하다. 정부와 여당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평가 종목 시장 퇴출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KCC 관계자는 삼성물산 지분 유동화와 관련해 "시장 평가와 주주 관심을 잘 인지하고 있고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형제 기업 계열 분리에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PBR 개선에 대해서는 "배당, 자사주 등 주주환원정책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무적 유연성 제고 방안도 시장 상황과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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