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할까요

③정부 밸류업 범 LG 최저, 승계 눈앞 LX 구본준의 부동산 활용법

범 LG 최하위 주주가치, 광화문 빌딩도 LG 득·LX 실 승계 앞둔 구본준, 정부·여당 밸류업 대응 과제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편집자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중복상장 이슈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쪼개기 상장으로 소액주주의 가치가 훼손되는 가운데, 정부와 시장은 일본식 모델을 참고한 자발적 해소 방안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주요국 대비 현저히 높은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고질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주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본지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국내 중복상장의 실태를 진단하고, 저평가 자회사 정리와 상법 개정 등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집중 조명합니다.
LX홀딩스 구본준 회장.
LX홀딩스 구본준 회장.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LX그룹 주주가치가 정부 관리군 수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범 LG 가문 최저치를 기록한다. 승계를 앞둔 구본준 회장은 주주환원에 쓸 수 있는 자본을 부동산과 적자 기업에 묶은 상태다. 이익률 낮은 자산 비중이 늘면서 PBR 핵심 동력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급감했다.

5120억원 사옥 매입, 증권가 "LG는 득, LX는 실"

21일 기준 LX그룹 중복 상장사들 PBR은 모두 정부 밸류업 대상으로 꼽히는 1배 미만이다. 지주사인 LX홀딩스가 0.33배로 가장 낮다. 이어 LX하우시스(0.37배), LX인터내셔널(0.65배), LX세미콘(0.79배) 순이다.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본가 ㈜LG(0.5배)뿐 아니라 구본걸 회장 LF(0.43배)보다 떨어진다. 구자은 회장 등이 리더십을 쥔 LS(1.81배)와 비교하면 격차가 현격하다.

증권가에서는 LX 만성적 저평가 배경으로 자본효율성 저하를 꼽는다. 대표적 사례가 대규모 부동산 매입이다. LX홀딩스는 지난해 12월 LG로부터 서울 종로구 소재 LX광화문빌딩을 약 5120억원에 사들였다. 이는 건설자재 자회사인 LX하우시스가 부동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는 와중 진행한 매입이었다. 현재 LX하우시스 투자의견은 사실상 매도로 받아들이는 중립 상태다.

빌딩 매입으로 주주환원이나 성장 사업 투자에 쓸 수 있는 현금이 약 76% 급감했다.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4년 말 기준 2747억원에서 지난해 659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광화문빌딩 거래를 두고 LG 호재, LX 악재로 받아들였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에 "추가적인 주주환원 및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고 평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광화문빌딩 매각 이익 1000억원을 추가 배당재원으로 확보하면서 별도 조정 순익 감소에도 주당배당금(DPS) 3100원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LX와 관련해서는 김장원 BNK증권 연구원이 목표주가를 내리면서 광화문 빌딩 편입을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LX인터내셔널 지분 확대 역시 배당과 투자 여력을 감소시켰다. LX홀딩스는 지난해 338억원을 투입해 LX인터내셔널 지분율을 24.7%에서 27.8%로 늘렸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아닌 장내 매수라 LX인터내셔널 성장 자금보다는 LX홀딩스 지배력 강화 목적이었다.

LX인터내셔널도 이익 체력이 떨어지는 자산 매입으로 덩치 키우기에 집중했다. 2022년 포승그린파워(950억원), 2023년 LX글라스(5904억원), 2024년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1354억원) 등에 80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갔다.

지난해 기준 포승그린파워는 143억원, LX글라스는 324억원 순손실이었다. 니켈 광산 역시 뚜렷한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LX인터내셔널 자원 부문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오히려 2024년보다 43.6%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2022년 25.53%에 달했던 LX인터내셔널 ROE는 2024년 7.12%, 지난해 5.22%로 하락했다. 

경영권 승계 시점과 맞물린 저PBR 현상, 정부·여당 핵심 타깃

LX그룹 상장사 저평가 상황은 오너 일가 경영권 승계에 긍정 효과를 낳는다. 현행 상속 및 증여세법상 주식 과세 기준은 시장 가격(시가총액)으로 산정한다. PBR이 1배를 넘어 주가가 정상 가치로 뛰면 부담 세액이 대폭 증가한다. 구 회장은 1951년생(75세)으로 승계가 임박한 상황이다. 구 회장이 보유한 지분(20.37%)은 여전히 승계 대상자인 장남 구형모 부사장(12.15%)과 장녀 구연제씨(8.78%) 합산과 유사한 수준이다.

최근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복상장과 저PBR 개선에 나섰다. 저PBR 중복상장 기업에 대한 압력으로 시장에서 밀어내겠다는 방향이다. 자회사 상장폐지나 합병을 통한 구조 개편을 유도하는 셈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한 계열사 간 합병이나 상장폐지 사례에 호평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여당이 승계 및 증여 목적 주가 저평가 방지를 위해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추진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 최대주주 지분 상속·증여에서 시장 가격 대신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순자산 가치(장부가) 80%를 과세표준 하한선으로 강제하겠다는 압박이다.

대신 가치 제고를 독려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주가가 순자산가치를 온전히 반영하면 획일적으로 부여했던 최대주주 주식 20% 할증평가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이다. 구본상 회장 LIG나 구본천 부회장 LB 등 LG 가문 방계에서는 승계 대상인 지주사를 아예 비상장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LX그룹은 그간 적극적 주주환원을 실행해왔고 앞으로도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LX 관계자는 "당사는 PBR 개선을 위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 일환으로 최근 3개년 평균 별도 순이익의 35%라는 최소 배당성향을 설정하는 등 배당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ROE와 관련해서도 "개선을 위해 설립 이후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왔다"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병이나 상장폐지에 대한 시각에는 "반드시 중복상장 해소만을 목적으로 한다기보다는 각 사 경영환경, 전략 등에 따라 그 배경과 목적이 상이할 수 있다"면서 "당사는 밸류업을 위해 수익다각화, 배당정책 발표 등 지속적으로 가치제고 활동을 시행해왔고 앞으로도 중장기 경영전략 및 실행 가능한 주주가치 제고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주환원 재원 마련 등을 위한 자산 유동화 가능성에는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자산 유동화를 포함해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 마련은 회사의 지속성장을 통해 본질적인 가치가 증대하는 것이 근본적인 방안"이라며 "회사의 전략, 재무현황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점진적 주주환원 확대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