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평택에서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3만9000명 규모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삼성전자 노조는 예상 영업이익 270조원 중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
-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노조 요구가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며 평택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삼성전자를 둘러싼 성과급 갈등이 노조와 주주의 동시 집회라는 이례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맞서, 주주들이 "더 이상 삼성을 맡겨둘 수 없다"며 공개 반대에 나선 것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결의대회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23일 오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4·23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결의대회에는 경찰 추산 3만여 명, 노조 추산 3만9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초기업노조는 최근 급성장한 신생 노조다. 조합원 수는 2025년 9월 약 6000명에서 2026년 4월 현재 약 7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의 첫 과반 노조가 됐으며, 지난 15일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노조가 이번 집회에 나서기까지는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불만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에는 영업이익과 연동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가 있으나, 지급 상한이 설정돼 있다. 노조는 반도체 호황기에 회사가 수백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직원 몫이 제한된다는 점을 꾸준히 문제 삼아왔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올해 예상되는 반도체 영업이익 270조 원 중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이 경우 반도체 부문 직원은 1인당 평균 6억20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사측은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의 대우를 보장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5억400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협상은 결렬되며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

주주들의 반격: "500만 주주가 나섰다"
이같은 노조의 요구에 삼성전자 일부 주주가 강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가 요구한 40조 원대 성과급이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을 잠식하고 결국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오전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노조 집회 장소 맞은편인 평택시 고덕국제대로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노조의 강경 투쟁 방침을 정면 비판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4월 21일 서울 성동세무서에 비영리단체로 설립 신고를 마친 신생 조직으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결의가 단체 결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노조는 실력행사를 통해 요구를 관철하려 하지만, 사측은 현재 마땅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측 뒤에는 수백만 명의 주주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영업이익 상한선 없이 이익이 날 때마다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악덕 채권업자와 다르지 않다"며 "반도체 공장을 멈췄다가 재가동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든다. 공장 가동 중단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이고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주주들은 수치를 통해 노조 요구의 규모를 부각했다. 성과급 40조원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투자비 37조7000억원을 웃돌고,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11조1000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는 것.
한편, 삼성전자는 '4·23 평택 투쟁 결의대회'와 '5월 총파업'을 앞두고 수사 의뢰와 고소,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노조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제출, 실제 파업 가능 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도 예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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