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기조보다 이재용의 삼성전자...삼성생명의 자본 사용법

정부 밸류업 압박 속 삼성생명 개선안 모호 지적 막대한 전자 지분, 자본효율 저해 우려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주주가치 소외 가능성

경제·금융 | 김한솔  기자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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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삼성생명의 자본 사용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 기조와 달리 삼성생명의 밸류업 계획에는 자본효율성 지표를 개선할 구체안이 빠져 있어서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어 자본 배치에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생명, 정부의 자본효율성 개선 의지 역행 비판

삼성생명이 최근 밸류업 계획에 자본효율성 개선 방향을 담지 않아 정부의 방향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동일 업종 내 2반기 연속 하위 20%에 머무는 기업에 '저PBR' 태그를 붙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업 스스로 자본비용을 진단하고 기업 특성에 맞춘 자율적인 가치 제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흐름 속에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는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달성, K-ICS 비율 180% 유지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자본효율성 개선 방침은 없었다. 

이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3일 삼성생명 밸류업 공시에 대해 F학점을 부여하고 자본배치에 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매각을 요구하기도 했다. 

포럼은 "공시 내용이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달성, K-ICS 비율 180% 유지 등 표면적 목표 나열에 그쳤다"며 "총주주이익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자본 배치를 실행하는 것이 밸류업의 핵심인데, 삼성생명의 계획에는 이 내용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낮은 자본효율성...주주가치 훼손 우려 제기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생보사 최고 수준이지만 자본이 비대한 탓에 자본효율 지표가 저조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PBR은 0.45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4.96%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생명보험사 4곳(동양, 미래에셋, 한화, 삼성)의 평균 PBR(0.45배)에 부합하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PBR 1배에는 못 미친다. ROE도 생보사 평균(5.94%)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6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PBR과 ROE의 분모를 키우는 구조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1월 제출한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분을 제거한 수정 ROE는 10.5%에 달한다. 생보사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다.

실제로 낮은 수익성 지표와 다르게 삼성생명은 2022년 이후 꾸준히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1조6998억원은 교보생명(7632억원)의 2.2배, 한화생명(3133억원)의 5.4배에 달한다. 2022년에는 1조2035억원, 2023년에는 1조3829억원, 2024년에는 1조486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우상향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부작용이 심화됐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8.51%(약 5억39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치만 60조4181억원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 11만9900원에서 16일 종가 기준 21만7500원으로 급등했다. 기존 보유 주식 수 기준 단순 환산 시 지분 시가는 109조3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처리방안 모호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이재용 회장의 지배구조와 이어져 매각이 어려운 구조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21.00%를 쥐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4%를 지배한다. 최종적으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지분은 1.65%에 불과해 삼성생명 지분이 지배력의 핵심 고리로 작용한다. 

유배당보험 가입자들도 손해를 보고 있다. 삼성생명이 과거 유배당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로 매입한 삼성전자 지분을 팔지 않아 투자수익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배당보험은 보험사가 자산을 운용해 초과이익이 발생할 경우, 그 이익의 일부를 가입자(계약자)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도록 약정된 상품이다. 과거 삼성생명은 유배당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를 재원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이 지분 가치는 현재 약 100조원 안팎으로 불어나며 천문학적인 이익을 기록했지만, 충분한 추가 배당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986년 이후 40년간 3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자 배당을 실시했다.

삼성생명은 사업보고서에서 "현재 유배당계약에 대한 보장수익률이 운용수익률을 상회에 심각한 역마진 결손이 지속되고 있어 지분 매각 이익이 결손액을 메우는 데 전액 흡수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약속하며 모은 돈으로 계열사 지분을 사서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돌려주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처리에 뚜렷한 묘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본효율성 개선 질의에 "보험 본업 및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중기 주주환원 50%를 목표로 주당배당금의 지속적 상향을 최우선 원칙으로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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