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1공장 건설을 완료한 직후 본격적인 고객사 확보를 위한 영업 활동에 돌입했다. 신생 위탁생산 기업으로서 시장 내 상업 생산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은 초기 수주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주요 과제였다.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은 고객사의 제품 품질과 직결되는 특성상 철저한 검증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플랜트 설계 역량과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객관적인 자료로 제시했다. 생산 공정의 투명성과 데이터 무결성을 보장하는 정보기술 시스템 구축 현황을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했다. 고객사의 실사 과정에서는 경영진이 직접 참여하여 장기적인 사업 계획과 재무적 안정성을 증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3년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첫 번째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된 지 2년여 만에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상업용 생산 파트너로 선정된 유의미한 전환점이었다. 해당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1공장의 초기 가동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첫 계약의 성과는 곧바로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후속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같은 해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의 대형 제약사인 로슈(Roche)와도 추가적인 위탁생산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연이은 글로벌 대형 고객사 확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인프라와 품질 관리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부합함을 외부적으로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기 수주 성과는 단순한 단기 매출 확보를 넘어 위탁생산 사업 모델의 타당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회계적 의미가 컸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 체결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른 잠재 고객사들에게 신뢰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를 발생시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확보된 계약 물량을 바탕으로 공장 가동 준비와 기술 이전 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는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공장 가동 개시 후 25개월 만에 FDA 제조 승인
고객사와의 계약이 확정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술 이전과 시험 생산 절차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원개발사의 공정 조건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설비에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과정은 고도의 기술적 정밀도를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엔지니어들은 철저한 공정 검증을 거쳐 수율 저하 현상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상업 생산 체계를 조기에 구축했다.
상업용 의약품을 원활하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주요 규제 기관으로부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해야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정을 목표로 시스템을 설계했다.
2015년 하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FDA로부터 제1공장에 대한 공식 제조 승인을 최종적으로 획득했다. 공장 가동 개시 후 25개월 만에 이루어진 성과로 이는 기존 제약 업계의 평균적인 소요 기간을 크게 단축시킨 결과였다.
미국 규제 기관의 승인 획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의약품 상업 생산을 개시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확보했음을 의미했다. 이는 고객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하더라도 전 세계 주요 상업 시장에 문제없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품질 보증 지표로 작용했다. 해당 승인 직후 기존 고객사들의 추가 생산 물량 배정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등 영업 환경이 개선되었다.
미국 승인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 의약품청(EMA)의 제조 승인 절차도 병행하여 준비 서류를 접수했다. 복수의 규제 기관으로부터 품질 인증을 확보하는 것은 특정 국가의 규제 변화에 대한 위험을 분산시키는 필수적인 절차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다국적 규제 기관의 인증 획득 계획을 활용하여 글로벌 수주전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영업 전략을 전개했다.
제조 승인 획득과 함께 제1공장의 상업용 제품 배양 및 정제 공정은 정상적인 상업 가동 궤도에 진입했다. 기준 수율을 바탕으로 생산된 의약품 원액들은 고객사의 자체 검수를 거쳐 최종적으로 납품되기 시작했다. 생산 라인이 연속적으로 가동되면서 원부자재 조달 네트워크가 안정화되었고 공장 운영 비용의 효율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계속되는 삼성 주주들의 수혈
제1공장이 상업 생산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기 전인 2013년과 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제표 상 매출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다. 공장 가동 준비를 위한 대규모 고정비와 연구개발 인건비 지출이 지속되면서 해당 기간의 당기순손실은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구조를 보였다. 이러한 재무적 상황 속에서 인프라 운영과 종속회사 자본 투자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필수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주주배정 방식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연속적으로 실시했다. 2013년 2월에 400억원을 납입받은 데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324억4500만원 규모의 현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확보된 자금은 자회사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과 초기 시설 투자를 위한 기초 재원으로 사용되며 재무적 완충 작용을 수행했다.
2014년과 2015년에도 신규 공장 증설 계획과 자회사 운영비용 지원을 위해 대규모 증자가 지속적으로 실행되었다. 2014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694억원과 1654억원을 유치했고 2015년 역시 1334억원과 1338억원의 자본 납입을 완료했다. 대주주인 삼성 계열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기적인 사업 계획에 동의하며 증자 일정에 맞추어 계획된 자금을 전액 출자했다.
지속적인 자본 투자와 설비 운영의 결과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액은 913억원을 기록하며 유의미한 상업 실적을 보고했다. 비록 신규 공장의 초기 감가상각비와 종속회사의 대규모 연구개발비 인식으로 인해 20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위탁생산에서 현금 창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지표였다. 2015년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확보하고 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후속 공장 투자를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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