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유한양행의 차세대 알레르기 질환 신약 후보물질 레시게르셉트(YH35324)가 글로벌 임상 2상 궤도에 본격 진입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국가 임상 2상(CLEAR 연구)의 환자 모집을 진행했다. 이는 핵심 파이프라인이 연구실(In-vitro)과 초기 임상(1상)을 넘어 상업화의 주요 관문인 개념증명(PoC) 단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임상은 국내외 30개 임상 기관에서 진행된다. 국내 병원으로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중앙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포함돼 있다. 본 임상은 한국을 비롯해 폴란드, 불가리아, 중국 등 4개국에서 총 1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의약품청(EMA)의 품목 허가 신청 시 요구되는 인종별 데이터 다양성을 선제적으로 충족하려는 목적이다. 다국가 임상 진행은 기술 도입(In-licensing)을 검토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후기 임상 개발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핵심 요건이다.
타깃 환자군은 기존 표준 치료인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성인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노바티스의 블록버스터 생물학적 제제 '오말리주맙(제품명 졸레어)' 투여 이력이 있는 환자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오말리주맙 치료에 실패하거나 불응하는 약 30%의 환자군은 현재 뚜렷한 대안이 없는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Needs) 영역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유효성을 입증할 경우 레시게르셉트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서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위약 대조 2상의 설계와 유효성 입증 전략
CLEAR 연구는 150명의 환자를 레시게르셉트 투여군과 위약(Placebo) 대조군에 2대 1 비율로 무작위 배정한다. 시험약 투여군은 4주 간격으로 총 3회 피하주사를 맞게 되며, 이후 4주간의 추적 관찰을 거친다. 총 16주에 걸쳐 약물의 유효성, 안전성, 약동학(PK), 약력학(PD) 및 면역원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4중 맹검(Quadruple Masking) 구조다. 이러한 엄격한 맹검 설계는 도출될 임상 데이터의 통계적 신뢰도와 객관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레시게르셉트가 기대하는 강력한 효능의 근간은 '이중 작용기전'에 있다. 기존 오말리주맙이 혈중 '유리 IgE(알레르기 유발 인자)'에만 결합하여 기능을 억제하는 단일 항체 방식이라면, 레시게르셉트는 다르다. 비만세포 수용체를 자극하는 'FcεRIα 자가항체'까지 융합단백질이 동시에 잡아내어 알레르기 반응의 원천을 이중으로 차단한다.
유효성만큼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투약 중단 비율이나 중대한 이상반응(SAE) 발생 여부는 파이프라인의 존폐를 가르는 치명적인 요소다. 레시게르셉트는 앞선 1a상 및 1b상 임상 과정에서 심각한 용량 제한 독성(DLT)이나 생물학적 제제 특유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동반하지 않았다.
레시게르셉트의 2상 결과는 단순히 단일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넘어 유한양행이 보유한 융합단백질 플랫폼(GI-SMART)의 가치 평가와 직결된다. 약물의 4주 간격(Q4W) 투약 주기가 임상적으로 유효함이 입증된다면, 이는 해당 플랫폼의 긴 체내 반감기 기술력을 증명하는 셈이 된다. 성공적인 PoC 확보는 향후 아토피 피부염,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 시장 규모가 더 큰 적응증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타당성을 부여한다.
유한양행이 설정한 임상 2상의 1차 지표 수집 완료 목표 시점은 2027년 6월이다. 임상 데이터 클리닝과 통계 분석(SAP)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핵심 유효성 결과를 담은 탑라인(Top-line) 데이터의 도출은 2027년 3분기에서 4분기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 2상 결과는 유한양행의 기술수출(L/O)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지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통상 임상 2상의 명확한 PoC 데이터를 확인한 직후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유한양행은 '제2의 렉라자'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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