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AI 광통신·네트워크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는다. 국내 ETF 시장에서 광통신을 전면에 내세운 AI 인프라 ETF 상품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AI광통신네트워크 ETF를 3월 말 출시할 예정이다. AI 투자 테마가 반도체와 전력에 이어 연결망으로 더 잘게 쪼개지는 흐름을 반영한 상품으로 풀이된다.
이번 ETF의 핵심은 광통신이 AI 인프라의 독립 투자 테마로 분리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AI ETF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전력,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먼저 세부 테마로 자리 잡아왔다. 반면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같은 AI 인프라 테마 안에서도 투자 축은 다르다.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를 통해 전력망과 전력기기 쪽을 먼저 세분화했다면, 계열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KoAct AI인프라액티브로 전력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등 인프라 전반을 넓게 담아왔다.
반면 이번 ETF는 광통신과 인터커넥트에 초점을 더 좁혔다. AI 인프라 전반에 올라타는 상품이라기보다, AI 데이터센터의 연결 병목 해소에 더 직접적으로 베팅하는 구조에 가깝다.
최대 15종목 압축…연결 밸류체인 전면 배치
포트폴리오를 뜯어보면 이 ETF는 크게 네 축으로 짜였다. 광부품·광모듈, 광섬유와 연결 인프라, 데이터센터 스위치·전송장비, 고속 인터커넥트 반도체다. 상위권 종목도 이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광부품·광모듈 축에는 루멘텀 홀딩스와 코히런트가, 광섬유와 연결 인프라 축에는 코닝이 자리했다. 데이터센터 스위치·전송장비 축에는 시에나와 아리스타 네트웍스가, 고속 연결 반도체 축에는 브로드컴이 대표 종목으로 들어갔다. 상위 종목만 봐도 이 ETF가 AI 반도체 자체보다 이를 서로 잇는 연결망에 무게를 둔 상품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나머지 편입 종목들도 같은 밸류체인 안에서 배치됐다. 광부품·광모듈 밸류체인에는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와 파브리넷이, 인터커넥트 반도체 축에는 아스테라 랩스와 크레도 테크놀로지, 마벨 테크놀로지, MACOM이 포진했다. 셀레스티카와 타워 세미컨덕터는 각각 제조와 파운드리 측면에서 이 생태계를 받치는 종목들이다. 결국 이 ETF는 개별 기업을 흩어 담은 상품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연결 밸류체인을 층위별로 압축해 담은 상품에 가깝다. 종목 수 역시 최대 15개로 제한해 테마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했다.
왜 지금 광통신인가
광통신이 별도 ETF로 분리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칩 성능만큼이나 연결 효율이 중요해진 흐름이 있다. 초기에는 엔비디아 같은 연산 반도체가 시장의 관심을 독식했다. 하지만 생성형 AI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제는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 못지않게, 그 GPU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졌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서버와 장비를 잇는 연결에는 여전히 전기 신호 기반 기술이 널리 쓰인다. 문제는 AI 데이터센터처럼 수백 개, 많게는 수천 개의 GPU와 서버를 한꺼번에 묶는 환경에서는 이런 기존 연결 방식이 점차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전송 속도를 끌어올릴수록 발열과 전력 소모가 커지고,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호 손실 부담도 함께 커진다. 반도체 성능이 아무리 높아도 서버와 서버, 랙과 랙 사이에서 데이터가 제때 오가지 않으면 전체 시스템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광통신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빛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광통신은 대량 정보를 더 빠르게, 더 멀리 전송하는 데 유리하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데이터 이동량도 함께 폭증하는 만큼, 연결 구간의 병목을 줄이려면 기존 전기 신호 기반 연결보다 광통신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서 핵심 부품이 광모듈이다. 광모듈은 서버와 스위치, 데이터센터 장비 사이에서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보내고, 다시 받아오는 역할을 맡는다. 쉽게 말해 AI 데이터센터 안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길목마다 붙는 연결 장치다. GPU 숫자가 늘고 전송 속도가 높아질수록 광모듈의 성능과 수요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광섬유와 스위치, 인터커넥트 반도체 기업들이 함께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AI 투자 테마가 반도체와 전력에 이어 연결망으로까지 세분화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새로운 AI 인프라 투자처를 찾기 위한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초기에는 엔비디아 등 연산 반도체 중심으로 상품이 쏠렸지만, 최근에는 전력과 냉각, 데이터센터 설비에 이어 광통신까지 별도 테마로 분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AI 산업의 수혜 범위가 넓어질수록 운용사들의 테마 발굴도 한층 더 촘촘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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