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레드플래그] 점유율 확대 '1등 공신'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지금은 '계륵'

증권 | 김나연  기자 |입력

순자산 2조 효자의 반전, 투자자들의 빗나간 금리 베팅 중동 전쟁에 유가 폭등…멀어진 금리 인하 기대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가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사업의 효자 상품에서 부담 요인으로 바뀌고 있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업고 순자산 2조원대까지 불어났지만, 기대보다 늦어진 금리 인하와 환헤지에 따른 기회비용, 중동 전쟁 이후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투자 매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어서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아직은 여전히 ACE ETF 라인업 중 상위 4위, 국내에 상장된 미국 30년 국채 현물 ETF 가운데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배재규 대표가 부임 이후 'ACE' 브랜드를 걸고 밀어붙였던 메가 히트작이었기에 지금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첫 실물 미국30년국채 ETF…개인 자금 빠르게 흡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2023년 3월 14일 상장한 뒤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상장 약 두 달 반 만에 순자산 1500억원을 넘어섰다. 당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물형 미국 30년 국채 ETF로 출시된 데다 월배당 구조까지 갖추면서 개인 자금을 빠르게 흡수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점유율 확대를 이끈 대표 상품이기도 했다. 상장 첫해에만 수천억원대 개인 자금이 몰렸고, 2024년 3월에는 순자산 1조원을, 2025년 2월 말에는 2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 상품에 몰린 배경은 분명했다. 시장이 미국 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선반영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2023년 하반기 이후 연준이 고금리 기조를 접고 인하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고, 이에 30년물 국채는 그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자산으로 주목받았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므로 듀레이션이 긴 30년물 국채에 투자하면 금리 하락 시 더 큰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폭이 더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조기 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장기채가 단기채보다 더 큰 가격 상승 폭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여기에 '월배당'이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더욱 거세졌다. 주식형 상품보다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매달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 대안 투자처로 인식됐다. 여러 금융사에서도 ‘채권 투자 적기’라며 장기채 투자를 권유했고, 이에 개인들은 앞다퉈 미국 장기채 ETF를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기대보다 한참 늦었던 금리 인하…엇나간 장기채 베팅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2023년 12월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실제 2023년 10월 장중 5%를 돌파했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와 5.16%까지 치솟았던 30년물 금리가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며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거시 경제 환경은 장기채 투자자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예상보다 훨씬 견조했고, 고용 시장의 열기 역시 좀처럼 식지 않았다. 특히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기대치를 계속 밑돌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2024년 4월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며 전망치를 상회하자 채권 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물가 쇼크에 당일 10년물 금리는 4.54%로 뛰었고, 30년물 금리도 4.63%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첫 인하 시점이 여름에서 9월로 밀리거나, 심지어 연내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연준은 결국 2024년 하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했지만, 시장이 2023년 말 기대했던 것처럼 빠르고 큰 폭의 인하 사이클은 아니었다. 장기채 투자자들로선 조기 인하 기대가 꺾인 뒤 늦게 시작된 인하만으로는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조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장기채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본격적인 손실 구간에 들어서게 됐다. 장기 국채는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금리가 소폭만 올라도 채권 가격은 큰 폭으로 추락하게 된다. 금리 인하 기대에 베팅했던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결국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환헤지(H) 전략을 택한 점도 결과적으로는 수익률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상장 당시 환율은 1300원대 중반 수준이었지만, 이후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이어지며 1400원 후반에서 1500원 안팎까지 올랐다. 환노출 상품이라면 이 구간에서 환차익을 일부 누릴 수 있었지만, 환헤지형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크게 반영하지 못했다. 결국 금리 하락이 지연된 상황에서 환차익까지 놓치면서,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과 환율 양쪽에서 수익을 모두 확보하지 못했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 6일 기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은 -13.81%다. 금리 하락을 선반영하고 진입한 투자자들로선 기대와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최근 1년 수익률도 -0.04%에 그쳤다.

수익률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자산 규모도 축소됐다. 2025년 3월 7일 1조9761억원이던 순자산은 2026년 3월 6일 1조8357억원으로 줄었다. 한때 2조원에 육박했던 몸집이 최근 1년간은 오히려 축소된 셈이다.

미국·이란 충돌에 중동 리스크 확산…더 멀어진 금리 인하 기대

최근 중동 전쟁 격화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장기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악재로 떠올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도 커졌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93달러, 브렌트유는 92.69달러까지 치솟으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WTI의 주간 상승률은 35.63%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급등이 단순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넘어 물가와 성장률을 동시에 압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유가 급등은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부담스럽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2월 CPI와 1월 PCE가 모두 중동 전쟁 발발 이전 흐름을 반영한 수치라고 짚었다. 즉 당장 일부 물가 지표가 다소 완화된 흐름을 보이더라도, 전쟁 이후 급등한 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분은 아직 본격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최근 갤런당 3.25달러까지 올랐고, 1주일 새 27센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 2월 비농업 일자리까지 시장 기대를 밑돌며 둔화 조짐을 보이자, 경기 냉각과 물가 반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 신호 자체는 통상 채권시장에 우호적일 수 있지만, 이번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반등 우려가 함께 부각되면서, 경기 둔화가 곧바로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시장의 금리 선물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3월 18일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3.50~3.75%로 동결될 확률은 95.4%로 집계됐다. 25bp 인하 확률은 4.6%에 그쳤다. 한 달 전 17.2%까지 반영됐던 3월 인하 가능성이 최근 5% 안팎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시장 역시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빠르게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연준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도 조기 금리 인하를 낙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전쟁의 경제적 파장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유가 충격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크게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자극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런 환경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장기 투자자들에게 특히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상품은 미국 30년 국채에 투자하는 초장기 듀레이션 상품인데다 환헤지형 구조를 택하고 있어, 금리 하락 지연과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성과 측면에서 불리하다. 이미 금리 인하 지연과 장기금리 변동성, 환헤지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수익률 부진을 겪은 상황에서, 최근 중동 변수까지 겹치며 한때 이 상품의 흥행을 이끌었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제는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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