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영풍과 MBK 파트너스(이하 영풍·MBK)는 8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발표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안건 권고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주총 의장 변경의 필요성이 인정되었다고 언급했다. 영풍·MBK는 "글로벌 양대 자문사 모두 주주총회 의장 변경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거버넌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글래스루이스, 주주총회 의장 변경안에 찬성
글래스루이스는 영풍·MBK가 제안한 특정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해당 안건은 주주총회 의장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안으로, 이번 주총에 제2-12호로 상정된 상태다.
이 정관 변경안은 주주총회의 의장을 맡는 주체를 명확히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대표이사가 주주총회 의장을 맡아 전반적인 회의를 진행하는 구조로 운영되어 왔다. 이를 이사회 의장이 대신 맡도록 변경하는 방식이 절차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글래스루이스의 판단이다.
영풍·MBK는 글래스루이스의 이러한 주총 의장 중립성 필요성 인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글래스루이스가 주총 의장 중립성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최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권고 조치에 대해 "주주권 보호 차원에서 의미 있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영풍·MBK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의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
그러나 글래스루이스는 이사 선임안 등 회사 측이 상정한 안건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앞서 사내이사 선임 등에 반대 의견을 냈던 또 다른 자문사 ISS의 판단과는 명확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영풍·MBK는 자문사의 이러한 엇갈린 결론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영풍·MBK는 우선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의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고서가 양측 주장의 타당성을 병렬적으로 제시한 뒤 ‘주주가 판단할 문제’라고 정리하면서도, 권고에서 회사 측 안건에 동의한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거버넌스 리스크의 본질적 측면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영풍·MBK는 글래스루이스가 현재 법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경영진 교체가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을 반박했다. 사법적 판단 여부를 경영진 교체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것은 자문기관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문기관은 사법적 판단 여부와는 별개로 종합적인 평가를 내려야 할 책임이 존재한다.
이들은 의결권 자문기관의 본래 역할이 독립적인 기업가치 분석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문기관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구조가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해당 구조가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독립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영풍·MBK 관계자는 고려아연 경영진의 최근 의사결정들이 거버넌스 차원의 우려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ISS가 지적했듯,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계획, 상호주 구조 형성 등 최근의 의사결정은 거버넌스 차원의 우려를 낳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글로벌 자문사 ISS가 지적했던 문제점들과 동일한 맥락의 지적이다.
앞서 ISS는 고려아연의 해당 사안들을 '의문스러운 전술(questionable tactics)'이라고 명확히 규정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명시적인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ISS는 "핵심 쟁점은 실적이 아니라 거버넌스"라고 명시하며 통제와 책임 구조의 균형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했다.
영풍·MBK는 "글래스루이스 보고서 역시 주총 의장 변경 필요성을 인정함으로써 절차적 신뢰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실상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나 상호주 구조와 의결권 제한 논란, 대형 투자 승인 과정의 타임라인 등 보다 근본적인 거버넌스 리스크에 대해서는 충분한 개선 방향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표면적인 권고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영풍·MBK는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의 작성 과정에 대해서도 절차적 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보고서 방향이 사실상 정리된 이후 형식적 의견 청취가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의결권 자문기관의 독립성과 절차적 균형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주총의 본질은 단순한 표 대결이 아니라, 고려아연이 글로벌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통제·절차·책임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라며 "실적이 거버넌스 문제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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