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2026년 한국 유업계가 대(大)전환점을 맞이한다.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일정에 따라 지난 1월부터 미국산 유제품의 수입관세가 전면 철폐됐고, 오는 7월부터는 유럽산 제품도 관세율이 0%로 내려간다. 지금껏 국내 유업계를 지켜온 ‘가격 보호막’이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은 1달러 당 1475원으로, 전일 대비 하락했지만 중동 전쟁 영향으로 여전한 고환율 구간에 머물러 있다.
고환율이 현재 수입 유제품의 급격한 가격 공세를 일시적으로 완충하고 있지만, 환율이 안정될 경우 수입 멸균유의 리터당 소비자 가격은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수입된 멸균유 제품의 시장 존재감은 이미 커지고 있다. 관세 인하가 본격화된 지난 2016년 이후 수입 멸균유 물량은 1200톤(t) 대에서 2024년 약 4만8000톤(t)으로 약 40배 증가했다.
스타벅스 등 대형 카페 체인이나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등에서 “맛 차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아지면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산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 3사, 전략적 생존 플랜 가동
이 같은 상황에 국내 유업계는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A2+ 우유’로의 전환을 통해 품질 중심의 프리미엄 노선을 강화한다.
이는 A1 단백질을 제거하여 소화 부담을 줄인 제품으로, 신선 살균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우유 대비 높은 가격으로, 수입 유제품과는 차별화된 노선을 타겠다는 전략이다.
매일유업은 ‘탈(脫)우유’ 전략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 ‘아몬드 브리즈’를 통해 흰 우유 소비 감소를 상쇄하면서, 시니어 영양식 ‘오스트라라이프’,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 등 기능성 식품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남양유업은 B2B 시장에서 ‘락인(Lock-in)’ 전략을 취하고 있다. 주요 카페 브랜드와 전용 우유 공급계약을 확대하며, 맞춤형 규격 제품과 안정 공급 체계를 무기로 수입산의 공세를 차단하고 있는 것. 동시에 ‘맛있는우유GT’와 ‘불가리스’의 리뉴얼, 유당 제로 제품 강화 등으로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산 멸균유로 대표되는 유제품 수입에 무관세가 적용되는 것이 올해부터 시작돼, 업계 전반적으로 걱정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외국산이 차지하는 부분은 10% 정도로 무관세 적용이 아직은 큰 영향이 없는 듯하다”라며 “미래에 무관세의 영향이 어느 정도로 커질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해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수익성 높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아니아發 2차 충격도…호주 ”한국 기업 도와 함께 성장할 것”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 공세가 멸균유 중심이라면, 2033년 이후부터는 호주와 뉴질랜드산이 후속 파도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호주 FTA에 따라 2033~2034년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국내 낙농가의 연간 소득 감소액은 최대 22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이미 나와 있다.
특히 호주는 쇠고기, 유제품 등 축산물 전반에서 ‘방목 이미지’와 고품질 이미지를 결합한 ‘헤일로 효과(Halo Effect)’로 시장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8년 호주산 쇠고기 수입 관세가 사라지면서 유제품으로 자연스러운 브랜드 확장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
지난 2월 26일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열린 'Taste the Wonders of Australia'(TOWA) 미디어 컨퍼런스 이후, 스마트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수잔나 팀스 호주 낙농협회 지속가능 부문 총괄 매니저는 “한국은 한-호주 FTA라는 안정적인 토대 위에 구축된 매우 소중한 파트너”라며 “한국 시장에서 호주의 치즈, 크림, 아이스크림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제품에 대한 수입관세가 사라지는 것이 한국 기업들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나 유럽,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유제품 대비 호주산 유제품이 차지하는 포션은 적기 때문에, 호주는 대한민국 우유 기업들의 제품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특별 재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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