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억 손해 본 SK하이닉스 레버리지 투자자, 이익은 누가 챙겼나?

장 마감 동시호가 시장가 주문, 6.4억 손실 발생 LP 의무 없는 얇은 호가창, 고가 매도자가 이익 단일종목 ETF 거래 시 지정가 주문 활용 등 주의

증권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6. 09. 10:48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 가격 급등 사태에서 약 6억4000만원의 평가손실을 본 투자자가 발생했다. 8일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 시장가 매수 주문이 유입되면서 ETF 가격이 추정순자산가치(iNAV)를 크게 웃도는 수준에서 체결됐다.

그렇다면 이 거래에서 이익을 본 쪽은 누구였을까. 구조적으로는 해당 가격에 매도 주문을 내고 있던 투자자들이 반대편에 있었다. ETF 유통시장 거래는 투자자 간 매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의 손실은 같은 가격에 매도한 거래 상대방의 이익으로 연결된다.

이번 사안은 특정 주체의 불공정 거래라기보다, 얇은 호가창과 시장가 주문, 장 마감 동시호가 제도가 맞물리며 발생한 가격 왜곡 사례에 가깝다. 특히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시간대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ETF 시장가격이 내재가치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iNAV보다 85% 높은 가격에 체결

이번 가격 왜곡은 장 마감 전 동시호가 시간대에 발생했다. 해당 시간대에 접수된 매수 주문이 매도 물량을 크게 웃돌면서 예상 체결가가 급등했고, 최종적으로 ETF는 추정순자산가치보다 약 85%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ETF는 기본적으로 펀드가 보유한 자산가치에 따라 적정가격이 형성된다. 이를 실시간으로 추산한 지표가 iNAV다. 일반적인 ETF 거래에서는 시장가격이 iNAV와 크게 벌어질 경우 LP가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가격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거래는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 발생했다. 이 시간대에는 실시간 체결이 이뤄지는 정규 접속매매와 달리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일괄 체결한다. 호가창이 충분히 두껍다면 가격 왜곡이 제한되지만, 거래량이 적고 호가 간격이 넓은 종목에서는 특정 주문이 예상 체결가를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문제의 매수자는 가격을 지정하지 않는 시장가 주문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가 주문은 체결 가능성을 우선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매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낮은 가격대의 매도 호가를 모두 소화한 뒤 더 높은 가격의 매도 호가까지 체결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제 펀드 가치와 무관한 가격이 형성됐다.

이익은 고가 매도 주문을 낸 투자자에게

이번 거래에서 이익을 얻은 주체는 고가 매도 주문을 내고 있던 기존 투자자 또는 동시호가 상황을 보고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로 볼 수 있다. ETF 유통시장 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거래다. 운용사나 LP가 유통시장 체결 가격 차이에서 직접 수익을 얻는 구조는 아니다.

예를 들어 iNAV가 1만6000원 안팎인 ETF가 3만원에 체결됐다면, 3만원에 매수한 투자자는 내재가치보다 비싼 가격에 ETF를 산 것이다. 반대로 3만원에 매도한 투자자는 같은 ETF를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판 것이 된다. 이후 가격이 iNAV 수준으로 되돌아오면 손실과 이익은 양측에 반대로 반영된다.

다만 이를 곧바로 불공정거래나 부당이득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유통시장에서 투자자가 지정가 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것 자체는 통상적인 거래 행위"라며 "문제는 매도 호가가 얇은 상태에서 시장가 매수 주문이 유입됐고, 동시호가 산정 방식에 따라 높은 가격에서 체결이 이뤄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도 이번 가격 차이에서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위치에 있지 않다. 운용사는 ETF가 보유한 자산을 운용하고 보수를 수취한다. 유통시장에서 투자자끼리 사고파는 가격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해서 그 차익이 운용사 수익으로 귀속되지는 않는다.

LP 역시 해당 시간대에 호가 제출 의무가 면제돼 있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매매 주체로 보기 어렵다. 정규 접속매매 시간이라면 LP가 iNAV 주변에 호가를 제시해 가격 괴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는 제도상 LP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LP가 해당 시간대에 호가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규정 위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규 접속매매 시간이었다면 LP의 호가 제출 여부와 괴리율 관리가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제도상 예외 시간대에 발생한 거래에 대해 LP 책임을 묻기에는 한계가 있다.

운용사 책임도 마찬가지다. 자산운용사는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유통시장에서 투자자 간 체결 가격에 직접 개입할 권한은 제한적이다. ETF 시장가격 관리는 LP 제도와 거래소 매매 체계를 통해 이뤄진다. 이번처럼 LP 의무가 없는 시간대에 시장가 주문으로 가격이 왜곡된 경우, 운용사에 직접적인 손실 배상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다만 법적 책임 여부와 별개로 제도 개선 논의는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처럼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이 제한될 수 있는 상품은 기존 지수형 ETF보다 가격 괴리 위험이 클 수 있다. LP 의무 면제 시간대에 발생할 수 있는 호가 공백을 어떻게 줄일지, 투자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경고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문 방식에 주의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거나 호가 간격이 넓은 ETF를 매매할 때는 시장가 주문보다 지정가 주문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지정가 주문은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을 직접 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고가 매수나 저가 매도를 줄일 수 있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