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갈지 모르는 美·이란戰에 韓 산업계 ‘초비상’

산업 | 박재형  기자 |입력

美 공격에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 급증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박...경제성장률 저하 요인 지목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위기가 이에 대한 이란 측의 무차별적인 반격으로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미국이 이란의 고위 지도부를 겨냥한 ‘장대한 분노’ 작전을 한 달 이상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아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물가 상승과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정부 및 재계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美·이란 전쟁 얼마나 갈지 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모든 군사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란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는 이번 작전이 “약 4주에서 5주 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동 전쟁이 장기화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도 충격파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증하고 있다.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보좌관 에브라힘 자라비 소장은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30%를 차지하며,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이곳에서 공급된다.

국제유가 추이. 자료=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 추이. 자료=한국석유공사

●정유·해운·항공업 직격탄 못 피해...장기화시 산업계, 국민 가계 타격 우려도

실제로 국제유가는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치솟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에 의하면 올해 1월 초 두바이유는 60.32달러, 브렌트유는 60.75달러, 서부텍사스유는 57.32달러 수준이었다.

이달 2일 기준 두바이유는 80.79달러, 브렌트유는 77.74달러, 서부텍사스유는 71.23달러로 올해 초 대비 20~30%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3일 정유·해운·항공 등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덩달아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에쓰오일(S-Oil)은 전 거래일 대비 28.45% 오른 14만1300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GS칼텍스 지주사인 GS는 2.62%, SK엔크린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3.37% 증가했다.

해운주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흥아해운은 전 거래일 대비 29.73%오른 2330원에 거래됐다. STX그린로지스는 29.90%, HMM 14.75%, 대한해운 29.95%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한국 정유업체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 기대로, 해운업체들은 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익 개선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항공주는 하락세를 보인다. 유가 급등에 따라 연료비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견되며 항공주가 일제히 감소한 것이다.

이날 종가 기준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0.32% 하락한 2만5200원에 거래됐다. 제주항공은 7.55%, 진에어는 4.81%, 티웨이항공은 4.49% 하락했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산업계 및 국민 가계 전체가 영향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철강, 화학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및 물류비 급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미국의 이란 공습 및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은 에너지 대부분을 외부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물가가 올라가게 되면 실질 구매력이 약화가 되고 내수가 안 좋은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 긴급 대응 中...중기 등에 대한 신속 지원 지시도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긴급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중동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회의를 열었다.

산업통상부는 비축유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한편,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 물량 확보 방안도 병행 추진하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산업통상부는 석유·가스 수급 상황에 대한 상시 점검도 강화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중동 지역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취약 중소·중견기업을 언급하며, 총 13조3000억원 규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중동 상황에 영향받은 중소·중견기업을 신속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또 피해기업이 원활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피해기업 상담센터를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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