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증시 랠리와 함께 증권사 5곳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NH투자증권은 은행계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4년 3월 취임한 윤병운 대표이사가 뚝심있게 밀어부친 '4·3·2·1 전략'이 근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보다 50.22% 늘어난 1조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순이익으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에 네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삼성증권까지 총 5곳이 순이익 1조원을 넘겼고, NH농협지주가 최대주주인 NH투자증권은 은행계 증권사로는 유일했다.
한 때 "은행보다 돈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는 모 금융지주 회장의 위기 의식에서 '은행' 역할을 담당했던 NH농협지주는 자회사 NH투자증권 덕분에 그 역할을 벗게 됐다. NH투자증권의 지주 내 이익 기여도가 2024년 18.3%에서 지난해 21.6%로 껑충 뛰었다.
회사측은 윤병운 대표가 내세운 4·3·2·1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리테일 자산관리(WM) 40%, 기업금융(IB) 30%, 운용 20%, 법인영업(홀세일) 및 기타 10%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을 일컫는다.

윤병운 사장 취임 이전 NH투자증권은 'IB 명가'로 명성이 자자했다. 'IB 거인' 정영채 전 사장의 색채가 뚜렷했다.
윤병운 사장은 지난 1993년 NH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그리고 대표이사 선임 직전 IB사업부 대표를 맡아 정영채 전 사장과 함께 IB 명가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대표이사에 선임됐을 때 어수선함은 피할 수 없었다. 정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지는 받았으나 농협금융지주가 강호동 중앙회장이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탓에 농협맨 대신 운좋게 선임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전 해오던 사업 모델을 고수하지 않겠느냐는 일부와 관측과 달리 윤 대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그게 '4·3·2·1 전략'이었다. 특정 사업부에만 집중했다간 흐름이 바뀔 때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취임 첫 해 전년 대비 24% 늘어난 686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2년 차에는 1조원 넘는 순이익으로 선두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2023년 7.5%에서 지난해 11.8%로 상승했다. 작년 한 해 3%포인트를 올려놨다. 2028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중장기 목표인 ‘ROE 12%’까지 불과 0.2%포인트만을 남겨뒀다.
고른 포트폴리오 속에 '돈을 더 잘 버는 구조'로 변신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더 큰 카드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윤 대표 주도 아래 사업인가를 신청한 IMA(중합투자계좌) 사업이다.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제3호 사업자에 도전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자본확충도 진행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은 지난해 IMA 인가 취득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며 "신용공여 한도 제약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IMA 추진이 회사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IMA 인가 취득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정부의 생산적 금융 강화와 모험자본 투자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상반기 내 인가 취득 가능성은 높다"며 "NH투자증권의 리테일 부문 성장은 IMA 인가 취득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IMA를 통해 유입되는 리테일 자금은 IB 부문의 모험자본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며 "특히 고액자산가 대상으로 상품 라인업 다변화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WM 부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병운 사장은 신년사에서 "IMA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자본시장의 자금을 창의적인 투자로 연결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인가 완료까지 겸허한 자세로 철저히 준비하는 것은 물론, 이후에는 전사 차원에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모험자본 투자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IMA 사업에 대한 헌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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