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업스테이지가 프리 IPO 국면에서 포털 다음 운영사인 에이엑스지(AXZ) 인수 카드를 꺼내 들어 공격적 벌크업에 나섰다. 거래를 확정 짓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 소식을 적극 활용해 거대 기업 카카오를 상대로도 주도권을 잃지 않은 모습이다.
● 카카오가 공시 안 한 MOU, 프리 IPO에서 적극 활용
30일 기업공개(IPO) 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와 AXZ 모회사 카카오는 전날 주식교환 거래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보유한 AXZ 지분을 업스테이지가 갖고 같은 가치 업스테이지 지분을 카카오가 얻는 내용이다.
이번 MOU 발표가 주목되는 지점은 타이밍이다. 업스테이지는 더 실질적인 단계보다는 MOU 수준에서 인수 소식을 적극 알렸다. MOU는 구속력이 없어 투자 유치 성격에 따라 투자자 주의를 요구하는 홍보 수단이다. 카카오 역시 이번 MOU를 공시하지 않아 구속력 부재를 나타냈다.
앞서 카카오는 이번 MOU보다 규모가 작은 경영권 매각도 자율적으로 공시했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43%가량을 차바이오그룹에 넘긴 거래다.
차바이오그룹이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인수에 투입한 액수는 약 800억원이었다. 카카오가 전략적 협력을 위해 차바이오텍 지분 인수에 쓴 금액 약 300억원을 더하면 총 1100억원 규모다. 업스테이지 지분과 교환할 AXZ 가치는 2000억원 이상으로 꼽힌다.
이런 MOU 활용은 다음 인수를 IPO를 위한 전략적 카드로 본다는 신호로 연결된다. 업스테이지는 현재 기업가치 1조3000억원 기준으로 투자금 3000억원을 유치하기 위한 프리 IPO를 진행 중이다. 이 와중에 발표한 AXZ 인수는 업스테이지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 몸집 불리는 순서도 '타이밍', 지분 구조 급변 효과
프리 IPO와 다음 인수 간 순서 차이도 눈길을 끈다. 업스테이지는 다음 인수를 아예 마무리 짓고 프리 IPO를 추진할 수 있었다. MOU보다는 더 실질적이고 강력한 네러티브다. 끌어올 수 있는 투자금이 현재 이상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선 인수·후 프리 IPO 최대 단점은 지분율이다. 2024년 업스테이지가 공시한 김성훈 대표 지분율은 약 22.65%다. 여기에 지난해 8월 620억원 시리즈 B 브릿지 투자를 고려하면 현재 지분율은 약 20.73%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상태에서 카카오와 주식 교환 거래를 하면 카카오 지분이 김 대표 지분을 역전할 수 있다. AXZ 가치로 꼽히는 2000억원은 그간 업스테이지가 유치한 총 투자금(1936억원)을 웃돈다.
거래 밸류에 따라 카카오 지분이 20% 선을 넘으면 계열사 관계로 연결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윈회 기업결합 심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는 수준이다. 반대로 프리 IPO와 IPO, 이후 스톡옵션 행사 등을 거친 김 대표 지분은 주요 의사결정 저지선으로 꼽히는 15% 뒤로 물러설 공산이 크다.
● 결국 주도권 잃지 않은 업스테이지, 배경은?
이런 사정은 카카오를 상대로 업스테이지가 거래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분 득실만 계산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어차피 할 지분 거래를 업스테이지 밸류가 올랐을 때 진행해 지분율을 낮출 이유가 없다. 공시하지 않은 MOU를 홍보해 거래 전 업스테이지 밸류를 띄울 이유는 더더욱 없다. 반대로 업스테이지는 거래 순서만 바꿔 카카오 지분율을 낮추고 경영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
제반 여건을 살펴보면 협상력의 균형이 한층 선명해진다. 다음 M&A는 카카오 입장에서 마이너스(-) 해소, 업스테이지 입장에서 플러스(+) 추가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카카오 포털 비즈 매출을 전년동기 대비 10%가량 감소한 3000억원 수준으로 본다. 올해는 3000억원 선을 내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실적 외 측면에서도 각종 뉴스를 소비하는 포털 사업은 정치적 공격 대상으로 자주 오르내렸다. 이 사업을 넘기면서 정부 지원을 받는 고성장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기업에 주요 주주로 참여할 기회가 이번 거래다.
업스테이지에도 나쁠 것은 없다. 적자 상태인 AI 스타트업 입장에서 연 3000억원 매출을 일으키는 포털 사업부는 IPO에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할 무기다. 카카오를 전략적 투자자(SI)로 확보해 기술력 중심 내러티브에 대기업 협력이라는 안정성도 더할 수 있다. 다음이 보유한 수십 년 치 한국어 텍스트 데이터 역시 자체 LLM 솔라 고도화에 있어 대체가 어려운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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