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안효건 기자| 한국판 AI 솔라를 만든 업스테이지가 내년 기업공개(IPO) 기대감을 모은다. 챗GPT와 유사한 사업 모델에 따른 불안감을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AMD 지분 투자라는 신뢰 수표로 떼어낸 상황이다. 2020년 10월 5일 설립 이후 불과 5년 만으로 ‘한국스러운’ C레벨의 기술력과 벤처캐피털(VC) 투자 철학이 만난 결과로 풀이된다.
◆ 네이버 클로바 출신 ‘한국형 AI 드림팀’이 만든 회사
업스테이지 핵심 사업인 AI 솔라는 한국어와 문서 처리 등 산업 특화 생성형 AI로 꼽힌다. 한국 기업에 최적화한 AI라는 뜻이다. AI 번역이 흔한 최근에는 얼핏 사업성이 떨어져 보이는 모델이다.
문서가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미지 파일이나 읽기 전용 문서처럼 AI가 직접 글 모양을 봐야(광학문자 인식) 할 때 해당 언어에 대한 데이터와 학습은 필수적이다. 법률과 의료 분야 등 한국 사람이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은 분야에서는 중요성이 올라간다. 그러면서도 기업용 AI로 쓰기 위해서는 비용 면에서 가성비를 뽑아야 한다.
솔라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어 등 다국어 역량과 가성비를 입증했다. 2023년 허깅페이스 오픈 LLN 리더보드 1위가 대표적인 성과다. 업스테이지는 언어가 유사한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권 대표 AI를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성과 배경에는 창업 멤버인 김성훈 대표이사(CEO), 이활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은정 최고과학책임자(CSO)가 있다. 셋은 네이버 클로바라는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한국어 AI 역량을 고도화했다.
홍콩과학기술대학(HKUST) 컴퓨터공학과 교수 출신인 김성훈 CEO는 네이버 영입 제안을 받아 클로바 AI 책임리더로 일했다. 네이버 AI 선행 연구와 세계적 기술 경쟁력 확보를 주도했고 한국 AI 기술을 끌어 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활석 CTO는 솔라 핵심 역량인 '눈'에 강하다. 이 CTO는 네이버 클로바에서는 비주얼 AI 책임리더를 역임했다. 이제는 일반 대중에도 친숙해진 네이버 영수증 리뷰와 신용카드 인식 등이 이 CTO 주력 무대에서 나왔다. 2019년에는 AI 월드컵이라 불리는 국제 문서 분석 및 인식 학술대회(ICDAR)에 나서 로버스트 리딩 챌린지를 통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을 제치고 4개 부문 1위를 석권했다.
박은정 CSO는 기계 번역과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보유한 전문가다. 네이버 파파고(Papago) 팀에서도 기계 번역 모델링을 주도했다. 문맥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을 구분해 번역하는 높임말 번역 기술로 파파고가 한국어 특유의 뉘앙스를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투자 과정에서의 판단을 고려해볼 때 업스테이지 경영진은 스타트업 우등생에 속한다”고 평했다.
◆ ‘스승과 제자’ 투자 철학…업스테이지 이끈 사제파트너스
사제파트너스는 이들이 업스테이지 창업에 나설 수 있게 자본과 확신이라는 가교를 놨다. 이기하 사제파트너스 대표가 클로바 수장이었던 김성훈 CEO에게 창업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름에 ‘스승과 제자’라는 의미를 담은 사제파트너스는 성장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멘토형 투자자를 지향한다.
사제파트너스는 업스테이지 창업 한 달 뒤인 2020년 11월 초 프리 시리즈 A 라운드를 진행했다. 이 대표 본인부터 창업가 출신으로 기술 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그는 UC 버클리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산업공학(IEOR) 박사를 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가로서 도전을 시작한 이 대표는 할인 정보 공유 플랫폼 딜플러스(Dealplus)를 만들었다. 월간 방문자 수(MAU)가 7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미국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대표는 이런 배경으로 업스테이지가 지닌 잠재력을 알아보고 뚝심 있게 투자했다. 첫 투자 이후 딥시크 쇼크와 AI 거품론 등 각종 이슈가 불거졌어도 사제파트너스는 꾸준히 업스테이지 지분율을 늘렸다.
◆ 속도감 있게 진행된 후속 투자…아마존·AMD도 참여
업스테이지의 C레벨들은 사제파트너스 자금을 십분 활용해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연속적인 투자 라운드를 진행했고 성장 연료를 적기에 채워 나갔다.
2021년 9월 진행된 시리즈 A 라운드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리드했다. 여기에 SBVA와 TBT, 프리미어파트너스, 스톤프리빗벤처스가 참여했다. 투자 규모는 약 300억 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사제파트너스 역시 추가 투자에 나섰다.
시리즈 B 라운드는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진행됐다. 규모는 1000억 원에 달한다. SK네트웍스와 KT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KDB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하나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IBK기업은행 등도 새롭게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투자 라운드인 지난 8월 시리즈 B 브릿지에는 아마존과 AMD가 참여해 시장 관심을 끌었다.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미국 빅테크 기업이 직접 주주로 참여한 사례다. 벤처캐피털의 한 관계자는 “아마존은 SI 성격이 있어 보이고 AMD는 해당 분야 전문성을 활용한 재무적 투자자(FI) 투자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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