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농슬라 TYM(옛 동양물산)이 최근 마약 스캔들에 연루됐던 2세 대주주를 경영에서 배제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PER 4배가 안될 정도로 현 주가가 저평가된 배경에 대주주 일가의 일탈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 원인 제거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후약방문격이란 곱잖은 시선도 여전하다. 해임된 김식 전 전무가 여전히 대주주 지위를 그대로 유지한 탓이다.
◇마약스캔들 연루 2세 중도 퇴임
3일 업계에 따르면 TYM은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도현 현 대표이사와 오너가 김소원 전략총괄책임자(CSO) 전무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장한기 중앙기술연구소장(CTO)를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TYM의 사내이사진은 총 4명. 이에 따라 창업자로서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김희용 회장과 이들 세 명으로 64기 이사진이 꾸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사내이사로서 제품총괄책임자(CPO)직을 수행하던 김식 전무는 최근 사내이사직과 전무직에서 사임했다"고 말했다.
1979년생인 김식 전무는 김희용 회장의 2남으로서 당초 오는 10월까지 임기였다. 중도하차한 셈이 됐다.
김 전무가 최근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면서 경영에서 배제되는 조치를 당했다는 관측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월 벽산그룹 창업주 손주 40대 김모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씨는 신종마약 등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40대 김모씨가 김 전무로 알려졌고, TYM은 주주총회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벼른 상태였다.
회사 관계자는 보직 사임과 관련, "그 일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장남에 이어 믿었던 둘째까지
김식 전무는 2세 경영인이기도 하지만 이미 회사로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 조치는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2월27일 김희용 회장(80)은 본인 보유 지분 중 7.2%(1096만9470주)를 세 자녀에게 균등 증여했다. 이로써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김식 전무로 변경됐다.
증여 전 김 전무는 세 자녀중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종전 8.13%에서 10.53%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장남 김태식 부사장(73년생) 지분은 2.86%에서 5.26%로 늘고, 김식 전무의 누나인 김소원 전무 지분은 1.64%에서 4.04%로 증가했다.
그만큼 김희용 회장이 격노했으리라는 관측이다. 아들 둘이 잇따라 기대와 어긋하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서다.
이에 앞서 장남 김태식 부사장은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가 이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2월 알려졌다.
김태식 부사장은 사건이 진행될 무렵 미등기이지만 부사장직을 수행했는데 2020년 3분기 '개인사'를 이유로 퇴임했다 지난해 7월 복직했다.
◇ 입지강화된 전문경영인..자녀에 회사 안준다?
김식 전무가 물러난 것과 동시에 전문경영인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는 모양새다. 김희용 회장이 회사를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을 바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TYM은 주주총회에서 임직원 4명에게 스토옵션을 부여했다. 김도훈 대표이사에 20만주, 장한기 CTO에 10만주, 직원 2명에게 각각 5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김 대표의 경우 행사가액 2474원을 감안할 때 5억원 상당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김도훈 대표에게 김희용 회장(10억6600만원)에게 지급한 보수의 두 배가 넘는 27억1200만원을 지급했다. 상여만 20억4200만원에 달했다.
노무라증권 이사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입사한 김 대표. 경쟁업체였던 국제종합기계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회사를 한 차원 높게 만들고, 재임 기간 실적도 우수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주주총회에 끝난 뒤 진행된 주주간담회에서는 김희용 회장이 불미스런 일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ESG 가운데 지배구조(Governance) 강화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체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보유한 지분 9.48%를 장학재단을 만들어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식 전 전무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3남매는 이미 증여세 납부를 마친 상황이라 작년말 증여 자체를 되돌릴 수 없는 형편이다.
◇ 순이익 980억원에 시가총액은 3600억..PER 4배
지난해 TYM은 연결기준 매출은 1조1661억원으로 전년보다 38.5% 늘어나고, 순이익은 982억원으로 무려 148.6% 급증했다.
이같은 실적 호전은 지난해 분반기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 호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2022년 2월 실적 호전 속에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5월 중순 3815원까지 오르며 연초의 두 배가 됐지만 현재 주가(3일 종가 2390원)는 당시에 비해 60%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주가 수준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 3.71배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21년 실적 기준 코스피 PER이 10~11배에 달하는 것에 비춰 매우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