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안면인식 기술은 점차 고도화되면서 악용 가능성도 비례해 커졌다. 정확성과 인종적, 성차별적 편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나아가 사생활 보호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로 이어졌다.
스마트시티월드는 이 현상을 현대판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에 비유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감옥 건축양식 파놉티콘에서 교도소장은 모든 죄수와 감방을 볼 수 있지만 수감자들은 간수를 볼 수 없다. 안면인식도 이와 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반인은 모르지만 권력자는 이들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안면인식이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정의의 맥락이라는 게 보도의 핵심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은 경찰의 권력과 얼굴 인식의 사용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BBC나 로이터 등 외신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안면인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도해 왔다. 이를 반영, 영국의 안면인식 시도는 대중적인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으로 안면인식 전면 금지를 시행했다. 시카고의 로비 단체들은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사용 중단을 요구해 왔다. CNBC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주요 업체들이 안면인식 기술 개발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더 이상의 지원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이 계기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안면인식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규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미국은 기술의 문제를 다루기에 적절한 규제가 없다. 올해 초 EU는 그것이 부정확하기 쉽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수 있으며, 신분 사기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5년 동안 얼굴인식을 금지시켰다.
안면인식 기술이 스마트시티에서 자리잡을 것인가의 여부는 시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규제와 표준을 개발하는 것에 달려 있다. 보안 감시 솔루션 회사 디지털 배리어스(Digital Barriers)의 자크 도프만 CEO는 공공 안전과 기술이 악용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마련하는데 "업계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과 사회지도자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안면인식에 대한 반발이 스마트시티에 미치는 영향은 간단치 않다. 일부 기술 공급자들은 더 윤리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도프만은 모든 얼굴 인식 시스템이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소위 교착상태에 빠진 감시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추진하면서 여행을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안면인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체인식 전자여권이나 공항의 게이트 등에서의 활용이다.
코로나19는 안면인식 사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 부분인 무접촉식 신원 보증 등의 활용은 유용하다. 신분의 확인이 물리적인 신분증에서 안면을 인식하는 스마트 기기로 바뀌고 있는 현상도 부인할 수 없다. 안면인식이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하고 다른 형태의 접속 제어를 위한 표준이 되고 있다.
프라이버시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면인식 기술이 일방적으로 미움만 받지는 않는다. 정확하기만 하고 헛되게 쓰이지만 않는다면 공공 안전 애플리케이션으로 받아들여진다. 공공보안에 관한 한, 시민들은 안면인식 기술의 이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캡제미니 연구소의 보고서에서도 조사 대상자 중 3분의 2가 공공장소에서 비정상적이거나 위험한 상황을 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AI 지원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안면인식 기술로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데 쓰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의 7월 논문에서 안면인식 시장은 2019년의 34억 달러에서 2026년까지 1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산업 전문가들은 얼굴 인식이 스마트시티의 미래를 위한 열쇠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이 기술은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래닛 스마트 시티의 최고 디지털 전략 책임자인 앨런 마커스는 스마트시티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남녀 비율을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정체를 알 필요는 없고 따라서 안면인식은 필수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논란은 많지만 안면인식이 영구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기업들이 그 기술을 의도된 목적에만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한다는 것이 전제다.
포레스터 부사장 겸 리서치 담당 이사 메리트 맥심은 “미국의 경우 여러 이유로 용의자를 식별하기 위한 카메라 등 법 집행 애플리케이션이 단기적으로 금지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유럽도 유사하다. 그러나 아시아와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다르다고 도프만은 말한다.
안면인식 기술은 양면성을 가진다. 사용을 촉진하려면 안면인식이 소비자 권리를 남용하지 않고 인종적 편견과 성적인 편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의 윤리는 고객을 안심시키는 중요한 부분이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