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성적표 흔든 홍콩 ELS

경제·금융 |입력

5대 금융지주 1.6조 충당부채 쌓아..순익 1조 감소 신한은행 1위 탈환..국민은행, 충격의 5위 홍콩 ELS 무풍지대 우리금융..증권가 "실망스럽다"

5대 금융지주 [출처: 각 사]
5대 금융지주 [출처: 각 사]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손실로 1조6천억원 넘는 충당부채를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순익 감소 폭은 1조원에 못 미쳐, 기대보다 좋은 성적표를 발표했다.

다만 지주회사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ELS 영향에서 자유로운 우리금융그룹이 실망을 안긴 반면, 상반기 성장에 초점을 맞춘 신한금융그룹은 KB금융을 제치고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하나은행은 홍콩 ELS와 강달러 겹악재를 선방했다는 평가다. 

◇ 1분기에 치고 나온 신한..선방한 하나

29일 5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6.7% 감소한 4조8803억원을 기록했다. 1조6천억원 넘는 홍콩 ELS 충당부채에도 불구하고, 1분기 순익 감소 폭은 예상보다 작았다. 1분기 순익은 작년보다 9794억원 감소했다.

5곳 모두 작년보다 순이익이 줄었지만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3곳은 순이익 1조원대를 지켜냈다. ▲신한지주 1조3215억원, ▲KB금융 1조491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340억원, ▲우리금융지주 8245억원, ▲NH농협금융지주 6512억원 순이다.

특히 신한지주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리딩뱅크를 탈환하고, 주가 랠리를 펼쳤다. 신한지주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26일 7% 넘게 급등 마감했다. 실적 발표 전 자사주에 베팅한 경영진의 자신감에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홍콩 ELS 배상에 강달러 악재까지 겹쳤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홍콩 H지수 ELS 충당부채 1799억원에 환평가손실 813억원까지 더해졌지만 순이익 1조원대를 방어했다.

5대 지주 계열 은행의 홍콩 H지수 ELS 충당부채 비용은 총 1조6650억원에 달했다. ▲KB 8620억원, ▲농협 3416억원, ▲신한 2740억원, ▲하나 1799억원, ▲우리 75억원 순이다.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국민 13.40%, ▲신한 13.09%, ▲하나 12.88%, ▲농협 12.78%, ▲우리 12.0% 순이다.

[출처: 각 사]
[출처: 각 사]

◇ ELS 영향無인데 아쉬운 우리금융 실적  

홍콩 ELS 악재를 비켜간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은 아쉽다는 평가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이 예상을 하회했다"며 "비은행 비중이 크지 않은 특성상 그룹 대손비용률이 다른 지주회사보다 낮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경쟁은행들보다 우리은행 대손비용이 1870억원으로 많았다"고 지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일부 발생하면서 실질 고정이하여신(NPL)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며 "다른 은행들이 1분기에 저원가성예금을 대폭 늘린 데 반해 우리은행은 1분기 말 잔액 기준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다른 은행 증가 폭은 KB 4.5%, 신한 6.7%, 하나 4.2%를 각각 기록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우리금융지주 실적에 대해 "다른 은행들이 ELS 배상 이슈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비율(CET1 12%) 탓에 밸류업 주주환원 기대감이 부족해 (다른 은행주에 비해) 주가 부진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성욱 부사장은 지난 2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홍콩 H지수 ELS의 경우 해당 상품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물론 재무 영향도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각 사]
[출처: 각 사]

◇ 5위로 떨어진 국민은행..1분기에 다 털고 간다

신한은행이 3위에서 순이익 1위로 치고 올라온 반면에, 국민은행은 5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은행이 상반기에 성장(가계대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1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렸다. 

5대 은행의 1분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9286억원, ▲하나은행 8432억원, ▲우리은행 7897억원, ▲농협은행 4215억원, ▲국민은행 3895억원 순이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 비은행 자회사의 충당금이 증가했지만 은행 대손충당금은 418억원으로 지난해 1785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1분기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8%로 ELS 관련 충당부담을 감안할 때 우수한 실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물론 신한은행도 1분기에 홍콩 ELS 손실을 모두 털고 간다는 입장이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25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 (홍콩 ELS 충당부채를) 충분히 적립해서 일회성으로 생각하면 되겠다"며 "3월 말 홍콩 H지수를 기준으로 삼아서 일부 버퍼(완충장치)를 뒀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CFO인 김기흥 부행장도 "홍콩 H지수 ELS 전체 판매액이 2조4천억원인데 3월 말 H지수를 기준으로 영업외비용 2740억원을 반영했다"며 "현재 지수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결산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은행 연체율은 ▲국민은행 1.31%, ▲신한은행 0.32%, ▲하나은행 0.29%, ▲우리은행 0.28% 순이다. 농협은행은 연체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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