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KB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 이른바 4대 시중은행 중에서 하나은행이 근로자 퇴직연금시장에서 가장 발빠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생명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초 하나은행장에 오른 이승열 행장이 취임시 약속한 '리딩뱅크'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반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하나은행의 이같은 성공을 뒤쫓아 새해 벽두부터 기업금융(IB) 영업 강화를 역설 중이나, 허약한 일선 영업조직과 시스템으로 자칫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금융계 종사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근로자 퇴직연금제도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지난 2022년 7월 시행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42개 금융기관에 예치된 퇴직연금 적립총액은 378조 357억원으로 2022년말 331조 7240억원 대비 46조 3117억원(14.0%) 증가했다. 신한은행(40조4016억원), KB국민은행(36조8265억원), 하나은행(33조6987억원) 등 12개 은행에 확보된 적립총액은 198조481억원으로 52.4%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이다.
신한, KB국민, 하나은행 등이 이른바 빅3체제를 형성중이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유독 우리은행의 부진이 눈에 띈다.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23조6630억원으로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 25조2022억원에도 뒤쳐지고 있다. 겉으론 기업금융(IB)을 표방하지만 나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이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퇴직연금유치액은 현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뿐 아니라 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IRP(개인형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적립액이 15조1592억원으로, 가장 많은 DB형 적립액이 1년사이 2조1271억원 증가했다. DC형 적립액도 1조9179억원이 추가로 쌓여 9조353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IRP적립액도 2조3899억원 증가한 12조5706억원까지 쌓았다. 하나은행이 신규 시장인 퇴직연금시장 공략에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정성을 쏟은 결과이다.
강남권에서 근무중인 시중은행 지점장은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기업대출과 퇴직연금 영업에 방점을 찍고, 1등 은행을 다짐했다"며 "본점과 일선 지점 행원들이 고루 영업에 매진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작년 주택경기 등 경제 상황을 감안해 가계대출시장에 역점을 두기보다는 기업대출과 새롭게 떠오른 퇴직연금시장에 은행원 실적 평가를 위한 KPI(핵심성과지표) 등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중에서는 1강(미래에셋증권)·3중(현대차, 한국투자,삼성증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삼성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은 각각 모기업(그룹)이 퇴직연금을 몰아주고 있는 영향이다.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역시 모그룹의 밀어주기식 영업에 힘입어 독보적 위치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점유율은 12.7%(적립액 48조1513억원)으로, 31개 금융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은 ▲BNK경남은행,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NH농협은행, 광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제주은행, 하나은행(총 12개은행),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포스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총 14개증권사), ▲DB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 삼성생명보험,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아이비케이연금보험, 푸본현대생명보험, 한화생명보험, 흥국생명보험(총 10개 생보사), ▲D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총 6개 손보사) 등 총 42개 금융기관에서 영업하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