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증거채택 '공방'

검찰, "CMIT/MIT성분 독성물질 입증 증거" vs.변호인, "표본조사 대표성 결여"  6월8일 추가심문 이어가기로

글로벌 |이재수 | 입력 2023. 04. 28. 15:11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등에 관련 항소심이 서울고등법원 서관 303 법정에서 지난 27일 서승열 부장판사 주재로 열렸다. 서승열 판사는 재판 진행에 앞서 "유죄판결을 받은 옥시 판례와 비교해 특이성 질환과 비특이성 질환 입증조건 등을 고심중"이라며 재판 시작을 알렸다.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질환간 역학적 상관관계보고서(이하 '상관관계보고서')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규명연구 Ⅲ'등의 연구 책임자 김재용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씨는 보고서 주요내용에 대해 설명하며, 피고인 측을 압박했지만 변호인단이 논리적으로 반박하면서 공방이 펼쳐졌다. 

김씨는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연구부장을 맡고 있다.

김씨가 참여한 보고서는 "가습기 살균제 판매가 많았던 1990년대 말부터 2004년 사이 출생한 아이들이 폐질환 발병율이 높은 점을 근거로 영유아들과 함께 실내 거주시간이 많았던 가임기 여성들도 남성보다 높은 발병율을 보였다"는 점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에서 발생하는 간질성폐질환 환자가 2건이나 발생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의 역학적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들 보고서가 앞서 1심에서 무죄로 결론낸 CMIT/MIT 성분의 유해성을 뒤집을만한 증거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양측간 공방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 측은 김씨의 연구논문이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춘 자료라며 재판부에 증거채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피고측 변호인단은 "CMIT/MIT 관련 표본이 너무 작아 통계학적 유의미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맞대응했다. 

검찰 측은 김씨의 연구가 역학적 상관관계연구조사위원회, 독성학연구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연구의 타당성,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상관관계보고서가 연령(Age)·시기(Period)·코흐트(Cohort) 분석(APC분석)과 이중차분(Difference in difference, DID) 분석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신고자 집단에서 국민 평균 집단보다 최고 10배 이상 많은 천식 등 폐질환이 발생하는 등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변호인측은 "상관관계보고서에 사용된 CMIT/MIT 사용자 집단의 표본이 작아 통계학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특히 상관관계보고서에 활용된 국민건강보험 데이터가 2002년 이후부터 집계돼 1994년부터 시판된 CMIT/MIT 성분 사용자들과 사용하지 않은 집단을 정확히 비교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변호인단은 또한 "국민보험 데이터가 의료비 청구를 위해 설계돼 있기 때문에 한계점이 있고, 생태학 연구에 불과하다는 제한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의 표본수. 연구 신뢰도 두고 '언성'높이기도

조사의 표본수와 연구 신뢰도와 관련해 양측은 한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변호인측은 "표본수가 작아 1~2명의 데이터가 추가되면 결과값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결과값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표본수가 작아도 결과값이 현저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연구"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는 CMIT/MIT 성분과 PMHG 성분이 함께 판매되던 시기 데이터로, CMIT/MIT의 (직접적) 유해성을 분석하는 데 한계점이 있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옥시의) PHMG 성분과 CMIT/MIT 성분을 교차사용한 데이터가 혼재돼 결과값의 신뢰도가 낮다는 내용이다.

김씨가 "APC분석으로 95년부터 2002년도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들의 상대위험도가 높다는 결과치를 얻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변호인단은 즉각 응수했다. 천식 등의 폐질환이 가족력과 생활환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단위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국민건강보험 자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역학연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집단의 경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피해를 입었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집단의 대표성 역시 없다고 변호인단은 표본 신뢰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상관관계보고서상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신고를 한 6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이를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전체 집단을 통계학적으로 대표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결국 이날 재판은 심문을 마치지 못한 채 변호인단을 위해 특별기일을 정하고 저녁 7시에 종료됐다. 김씨의 추가심문은 오는 6월 8일 오전 10시10분 이어질 예정이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