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대사물질 인체 '유해' vs.'무해' 논박

글로벌 | 이재수  기자 |입력

가습기 살균제 항소심(서승렬 부장판사) 마지막 증인심문이 지난 24일 서울고등법원 303호 법정에서 열렸다.

마지막 증인심문인 만큼 항소심 법정은 CMIT/MIT의 폐 도달 여부와 인체내 유해성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측의 날선공방전이 펼쳐졌다.

앞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옥시 등의 가습기살균제 PHMG와 CMIT/MIT 성분은 분자구조 부터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물질이다.

PHMG는 고분자로 체내에 축적돼 독성을 야기하는 것이 입증된 반면 CMIT/MIT는 저분자 화학물질로 높은 용해도를 갖고 있어 체내 축적이나 독성반응이 입증되지 않았다.

검찰측은 경북대학교 전종호 교수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CMIT/MIT의 체내 거동영향평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된 CMIT/MIT가 체내에 분포된 것을 근거로 유해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정호 교수는 탄소14(이하 14C)와 CMIT/MIT을 결합시킨 화합물질을 실험용 쥐의 비강과 기도에 노출시킨 후 방사선 동위원소가 붕괴되며 방출하는 에너지를 검출해 CMIT/MIT 성분의 체내 이동경로와 분포를 확인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변호인은 전교수의 연구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결합된 물질의 체내 이동을 확인할 뿐 CMIT/MIT가 체내 유해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4C의 에너지 방출량으로 체내에 존재한다고 확인된 CMIT/MIT는 원물질이 아닌 대사성 물질로 인체 유·무해를 확인할 수 없고, 실험용 동물에 가습기 살균제 투여 방식과 투여량이 실제 가습기 살균제 사용환경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 CMIT/MIT 대사물질은 체내에서 폐질환을 유발 할 수 있는가?
전교수가 연구를 통해 폐와 체내 장기에서 확인한 물질은 CMIT/MIT 원물질이 아닌 대사물질이다.

검찰측은 체내에서 원물질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체내에서 단백질이나 DNA·세포와 결합해 세포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 주장은 정반대다. 14C를 통해 체내에서 확인된 것은 대사물질일 뿐 CMIT/MIT 성분이 인체내에서 유해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없다는 것.

이미 세포실험을 통해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 폐질환인 폐섬유화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맞받았다. 

◇ 비강점적 연구 방식의 문제? 
전교수는 실험용으로 사용된 동물(쥐)의 코에 CMIT/MIT를 직접 점적하는 방식으로 폐와 장기로 확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측은 코에 점적된 액체방울이 기도를 통해 체내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용액이 증발해 호흡(들숨과 날숨)을 통해 흡입되기 때문에 실제 환경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호인은 직접 폐에 도달하도록 조건을 만든 후에 진행한 연구라며 연구방법론 자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환경에서 흡입되는 입자모양과 크기 등이 고려되지 않았고, CMIT/MIT는 물에 용해될 때 기화되지 않는다. 비강내부는 상대습도가 98%에 달해 점적된 액체가 기화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또한 선행연구를 근거로 코에 직접 점액을 투여하는 방법은 흡입노출보다 독성노출이 더 빠르고 체내 흡수량도 많아 실제 가습기 사용으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 실제 가습기처럼 전신흡입 실험 왜 못했나
PHMG 살균제 성분은 인듐(In 방사성동위원소)을 사용한 실험에서 전신흡입독성 실험이 진행됐지만 CMIT/MIT는 비강 점적과 에어로졸 통합 기도흡입실험만 진행됐다. 

변호인은 연구팀이 전신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가습기 사용 환경 처럼 물과 용해된 CMIT/MIT가 공기를 통해 인체 흡입돼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PHMG 경우처럼 흡입챔버 실험이 진행됐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측은 비용 문제와 14C가 공기중에 확산되면 실험실 내부가 방사능에 노출돼 동물실험을 진행한 일본의 방사능폐기물법 등으로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방어했다.

또한 최근 신약인증실험도 전신흡입 대신 비강 점적이나 에어로졸 흡입 방법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 연구에 사용된 CMIT/MIT농도 권장량의 3300배..'실효성' 문제
동물실험에 사용된 CMIT/MIT의 농도가 실제 가습기 사용환경과 다른 점도 논란이 됐다. 

변호인은 비강점적을 통해 동물에게 투여된 CMIT/MIT의 양은 가습기살균제 사용 권장량의 3300배가 넘는다며 실제 가습기 사용환경과 다른 점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성분의 체내거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일정 농도 이상을 투입해야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항소심 재판은 오는 10월 26일 최후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연말경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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