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에서 탄도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반도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전력 소비가 향후 10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대체로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청정 전력 사용으로 야심찬 선회를 하지 않으면 기후를 위협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그린피스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데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전력 소비는 오는 2030년까지 5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년 전 싱가포르 연간 전체 전력 소비량보다 많다. TSMC의 경우 지난 2021년 11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고, 총 에너지 사용량 중 9%만이 재생 에너지에서 나왔다.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이 2030년까지 소비할 전기량은 286TWh로 추정된다. 이는 2021년 호주 전체가 사용한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2030년 이산화탄소 매출은 8600만톤으로 이는 2021년 포르투갈이 총 배출한 이산화탄소 4080톤의 두 배가 넘는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지구 온난화 제어에 나서겠다고 약속한데 따라 이제 동아시아에 주로 있는 부품, 공급업체들이 이에 나서야 할 때라고 그린피스는 주장했다. 애플과 MS는 2030년까지 전체 공급망이 탄소 네거티브(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흡수량을 더 많게 하겠다는 개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TSMC, 한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탄소 감축과 재생 에너지 사용 목표를 더 강하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쉐잉 그린피스 동아시아 글로벌 기술 프로젝트 책임자는 "삼성전자와 TSMC 모두 일부 국가들보다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지만 석탄과 다른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애플과 MS가 그랬던 것처럼 203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서치 업체 가트너의 수석 반도체 애널리스트 로저 솅은 SCMP에 "반도체 제조 설비는 매일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며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계를 사용하는 첨단 칩을 제조하면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 팹(제조시설)의 경우 안정적이고 일정한 전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태양열, 바람 등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고 그래서 전통적인 화석 연료 발전에 더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도 삼성전자와 TSMC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약속했다. TSMC는 2030년까지 회사 전체에서 40%의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한국 외부의 모든 시설, 2050년엔 한국 내부의 모든 시설까지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쉐잉 그린피스 책임자는 "기업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걸음마 단계를 밟고 있다. 하지만 전자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금의 (기후변화 제어를 위한)걸음마 단계는 탄소 발자국(이산화탄소가 지구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해 보여주는 수치) 해결에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파리기후협정 목표인 지구 평균 온도 상승 1.5℃ 제한을 위해선 기업들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 50%까지 줄여야 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를 쓰는 것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그린피스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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