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자오 창펑에 대해 소송을 걸고 나섰다. 시장은 이것이 몰고 올 파장에 잔뜩 주목하고 있다. FTX 붕괴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냔 불안감이 퍼져 있다.
CFTC는 한 마디로 바이낸스가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수년간 가상자산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사업을 영위하면서 법을 어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했다는 바이낸스의 말도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살면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가 없다.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미국인들이 바이낸스를 통해 이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건 위법이라는 것. CFTC는 자오 창펑 CEO가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준수해야 할 규제를 우회하도록 지시했다고도 했다.
바이낸스는 그동안 미국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미 규제 당국의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CFTC가 할 수 있는 건 사법 당국에 제소하는 것, 그리고 바이낸스에 무거운 벌금을 부여하는 것이다. 향후 바이낸스의 미국 등록을 금지할 수도 있다.
CNN머니는 그러나 CFTC의 바이낸스 제소가 가상자산 업계에 부정적인 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FTX 붕괴나 테라-루나 사태와 같은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제소 소식이 전해지자 자오 창펑은 트위터를 통해 '4'라는 숫자를 트윗했다. 그러면서 "FUD, 가짜 뉴스, 공격 등을 무시하라"고도 했다. FUD는 공포(Fear), 불확실성(Uncertainty), 의심(Doubt)의 앞자를 따 만든 단어다.
그는 올해 초 "2023년을 단순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4가지를 전한 적이 있다. 이 때 4번째로 제시한 것이 바로 FUD, 가짜 뉴스, 공격 등을 무시하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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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Z Binance (@cz_binance) March 27, 2023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CFTC의 제소를 '사실에 대한 불완전한 반복'(Incomplete Recitation of Facts)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바이낸스 컴플라이언스 팀에는 750명의 직원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법 집행기관이나 규제 기관 경력을 갖고 있다"면서 "바이낸스가 전 세계적으로 16개의 라이선스와 등록증을 갖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래도 바이낸스가 져야 할 짐은 상당히 무겁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그룹의 암호화 컴플라이언스 및 규제 전문가인 티모시 크래들은 "바이낸스는 결국 수억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게 될 것이고, 향후 파생상품 거래소 등록이 금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사용자들이 바이낸스 파생상품 수익의 16%를 차지한다고 CFTC가 추정했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서비스 사용자들에겐 치명타이고 바이낸스 수익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바이낸스를 타깃으로 삼은 건 CFTC만이 아니라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있다. 추후 상황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세청과 SEC도 바이낸스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지난주 SEC로부터 증권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웰스 노티스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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