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가 바꾼 유통…무엇을 얻고 잃었나[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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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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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헬로 프레쉬, 스티치 픽스… 그리고 한국에서는 쿠팡, 배민을 비롯한 무수한 택배 시스템.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아이콘만 클릭하고 3일에서 5일 정도만 기다리면 상품이 도착한다. 식료품은 단 하루라도 가능하다. 동네 음식점에서 시키면 즉시 배달도 된다. 어디를 가나 패키지들이다. 전 세계의 어디에 주문해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소비자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과연 도시 생활은 편해졌을까. 포장 폐기물은 증가하고 지역 상권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배달 차량이 도로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품 가격에 택배 비용이 추가되면서 주머니 사정을 위협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일부 도시들은 택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규제도 시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e커머스가 몰고 온 변혁의 바람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전한 뉴욕의 사정은 e커머스 경제의 변화상을 실감하게 만든다. 리뷰 게시글에 따르면 일 평균 180만 개 이상의 소포가 뉴욕 시에서 배달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 불과 몇 달 만에 그 수는 거의 230만 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형적인 e커머스 패키지만 계산한 것일 뿐이다. 식료품과 음식을 합치면 하루 배달량이 370만 건 이상이었다. 거의 매일 뉴욕 시민의 절반에게 각각 하나씩의 물건이 배달된 셈이다. 

전염병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2022년 3월에도 360만 건으로 집계돼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현관 문으로 배달받는 데 익숙해졌다. 이제 배달 경제는 대세다. 

코로나19는 특히 쇼핑과 외식에 관한 한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e커머스는 그러나 구매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 배달로 인해 교통 체증이 더 심해졌다. 화물 배달 차량이 도심은 물론 변두리 골목을 누빈다. 하루에 200만 개 이상의 소포를 배달하려면 약 7800대의 화물 차량이 필요하다. 각 차량은 8시간 동안 도시 거리와 도로를 점유한다. 매일 총 6만 시간 이상의 운행이다. 

기후 변화와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트럭이 지배하는 사회와 경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트럭이 지배하는 미래는 위험하다. 물론 트럭의 전기화가 하나의 해결책은 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형 화물트럭이 거리에서 사라지는 것이 모는 분야에서의 절감을 위해 좋은 일이다. 

트럭을 대체하는 다른 시도들도 등장했다. 화물 자전거를 비롯한 마이크로모빌리티의 활용이다. 그리고 사물함과 같이 상품을 모아 전달하는 지역 허브가 발달하기도 했다. 사물함은 배달 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현관 앞까지의 ‘마지막 마일’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집집마다 배달하는 수고를 덜기 위한 것이다. 미국 아마존의 경우 전용 사물함을 세븐일레븐, 라이트에이드, 홀푸드 마켓, 체이스 뱅크 등에 두고 있다. 

스토우플라이와 같은 락커 서비스도 나왔다. 사물함은 동네의 작은 가게를 포함해 다양한 장소에 배치됐다. 배달을 중앙 집중화하는 동시에, 추가 구매를 유도해 지역 상권을 살린다. 

현대의 유통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대형 마켓 시대가 저문다. 이마트가 대세였을 때 응암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는 빌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주차장에 들아가기 위해 대기한 차량이 도로의 차선 하나를 100m 이상 점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손님의 발길이 뜸하다.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에 가깝다. 이런 모습은 이마트 뿐만은 아니다.

전 세계 마켓의 대명사 월마트의 모델은 앞으로의 유통 산업이 어디로 갈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월마트 매장을 방문해 쇼핑하던 시대는 갔다. 월마트는 온라인 마켓으로 변신했고 신속 배달까지 약속한다. 아마존과 유사하게 회원 고객을 유치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월마트가 살아남은 법이다. 빅K 등 월마트와 경쟁했던 대형 유통점들이 사라졌다. 백화점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지역마다 성업을 이어가던 한국의 골목 상권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이미 다수의 상권이 기능을 잃었다. 코로나19가 밤의 유흥 문화까지 바꾼 지금,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솔루션 찾기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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