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테슬라가 올해 설비투자(Capex) 목표치를 50억 달러 축소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구상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3분기 투자 집행액이 시장 전망치를 대폭 밑돌자, 자본시장에서는 미래 신사업의 양산 일정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다.
테슬라는 2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연간 설비투자 규모가 약 20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투자 목표치를 250억 달러 이상으로 올려 잡았던 계획을 6개월 만에 뒤집은 결과다. 테슬라의 3분기 설비투자 집행액은 47억 3000만 달러에 머물러,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79억 5000만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자본시장은 이번 설비투자 축소를 단순한 지출 효율화가 아닌 성장 차질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는 "거의 모든 기업에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업체 수준으로 주가가 책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예외"라며 "설비투자는 옵티머스와 사이버캡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구축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확정 수치인데, 가이던스를 50억 달러 올린 지 6개월 만에 다시 50억 달러를 깎은 것은 규율이라기보다 미래를 향한 양산 일정이 미끄러지는 모습에 가깝다"고 짚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일정 지연을 인정했다. 그는 부품 공급망 병목과 잦은 설계 변경, 추가 훈련 데이터 확보 필요성, 손 부위의 기계적 완성도 문제를 지적하며 각종 난제를 해결하는 데 2027년 말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확장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공개한 2인승 자율주행차 사이버캡을 오스틴 로보택시 운용에 투입하고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잭슨빌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제시하지 못했다.
한편 3분기 테슬라의 매출은 280억 5000만 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으나,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8센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4센트를 웃돌았다. 실적 자체는 선방했음에도 설비투자 급감에 따른 미래 청사진 훼손 우려가 번지며 테슬라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3.5%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최근 불거진 스페이스X와의 합병설에 대해 양사가 특별위원회를 꾸려 타당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테슬라 주주들의 승인 확보를 비롯한 현실적 장벽이 높아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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