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채권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 턱밑까지 치솟았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물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번 주에만 18bp(1bp=0.01%포인트) 급등하며 4.96%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07년 이후 최고치에 바짝 다가선 수치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 역시 이번 주 4.59%까지 올랐고,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 금리 급등은 국제 유가 상승세와 5년 동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날 발표 예정인 8월 미국 CPI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좌우할 핵심 분수령으로 꼽힌다. 시장 트레이더들은 오는 16일 예정된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약 70%로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이 재확인됐다. 몰리 브룩스 TD증권 미국 금리전략가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9월 금리 인상과 추가 긴축 기대감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패드릭 가비 ING그룹 미주 리서치헤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5% 진입은 이제 단순한 전망을 넘어 피할 수 없는 현실에 가깝다"며 "채권 시장 참여자들에게 매우 위태로운 시기"라고 말했다. 마이클 탕 호주커먼웰스은행 금리전략가는 "미국 물가가 꺾이거나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리는 것 외에는 채권 매도세를 진정시킬 제동장치가 보이지 않는다"며 "극단적인 매파 심리가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어 그 누구도 마음 편히 채권을 담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발 금리 급등 충격은 전 세계 채권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호주 국채 벤치마크 금리는 11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주요 심리적 저항선인 3% 선에 근접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를 추종하는 종합 지표 역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경우 32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시장을 총괄하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에게 상당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채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전날 재무부가 진행한 첫 확대 바이백(국채 매입) 규모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리며 중간선거를 앞둔 유권자 표심에도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차입 비용의 기준인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은 주식 시장을 위축시키고 국가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뇌관으로 지목된다. 존 히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금융시장 수석 경제자문역은 "일각에서는 5%를 금융 시장이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위험선으로 보고 있다"며 "5%라는 수치 자체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닐지라도, 금리가 더 뛰면 주식 시장은 물론 미국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